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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일정, 골프 대신 산책하며 ‘회담 워밍업’

입력
2017.04.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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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회동 일정

첫 날엔 가볍게 서먹함 풀고

둘째날 릴레이 회담 예정

아베 때와 달리 숙소 10㎞ 떨어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 일정은 1박 2일로 정상외교 기준으로 보면 매우 짧다. 6일(현지시간) 오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도착해 이튿날 점심을 먹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헤어지는 24시간이 전부다.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 내외를 자신이 소유한 고급휴양지 ‘마라라고’로 초청해 이뤄지는 형식이다.

첫날 6일은 두 정상이 개인적 교분을 쌓는 기회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만찬에는 멜라니아와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참석, 다음날 회담을 앞둔 두 정상이 자연스레 서먹함과 긴장을 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무역 등 까다로운 현안에 비교적 가볍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백악관이 아닌 휴양지로 회담장을 정한 만큼 이 자리에선 무거운 대화가 지양될 전망이다.

7일은 아침부터 공식ㆍ비공식, 단독ㆍ확대 정상회담이 잇따라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에는 언론에 사진촬영 기회도 제공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리조트 일대를 시 주석과 산책할 가능성이 크며 이후 보안시설이 갖춰진 회의실에서 두 정상의 단독 회담이 열린다. 각료들이 모두 나서는 확대 회담도 계획됐는데 참석자들이 식사를 함께 하는 업무오찬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백악관은 24시간의 만남이 두 정상이 친분을 맺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지난 2월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숙소부터 다르고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영접하는 방법도 판이하다. 아베 총리는 2월 9일 워싱턴에 도착, 이튿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트럼프 대통령과 전용기를 타고 마라라고로 날아갔다. 이후 2박3일을 마라라고에서 같이 머물렀다. 반면 시 주석 일행의 숙소는 마라라고에서 남쪽으로 10㎞ 떨어진 ‘오 팜 비치’ 리조트다. 미국의 통신 감청을 우려한 중국측이 마라라고에 머무는 걸 거부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식사 네 끼를 함께하고 6시간(27홀) 동안 골프를 즐겼지만, 짧은 일정상 시 주석은 30분~1시간가량 산책할 시간밖에 없다. 다만 시 주석이 2014년 베이징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통역만을 대동한 채 노타이 차림으로 ‘달밤 산책’을 하며 스킨십을 강화한 전력이 있는 만큼 이번 회동에도 비공식 산책이 중요한 대화창구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워싱턴=조철환 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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