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사진=롯데 자이언츠
[부산=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응원을 이렇게 많이 해주시는데, 못 치면 미안하잖아요."
롯데 이대호(35)가 씩 웃었다. '부산 사투리'가 그리웠던 이대호도, 그런 이대호를 기다렸던 팬들도 함께 웃는 봄이다.
◇'빅 보이'의 강렬한 첫 인사
이대호는 지난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홈 개막전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011년 10월23일 SK와 플레이오프 5차전 이후 1,990일 만에 다시 밟은 사직구장이다. 그는 2011시즌을 마친 뒤 일본과 미국 무대에서 뛰었고, 올 시즌을 앞두고 계약기간 4년, 총액 150억원을 받고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는 이날 1-0으로 앞선 1회말 1사 1루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그가 타석으로 걸어 나오자 "대~호, 대~호"를 외치는 응원 소리가 사직구장을 가득 메웠다. 타석에 선 이대호는 헬멧을 벗고 1루 홈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복귀 인사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1루 주자 번즈의 도루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그는 상대 선발 최원태의 3구째 직구를 받아 쳐 좌측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타구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자 이대호는 양 손을 번쩍 들었고, 팬들은 박수와 함께 함성을 내질렀다. 이대호가 사직구장에서 홈런을 때려낸 건 2011년 9월22일 SK전 이후 2,021일 만이다. 팬들의 뜨거운 박수 갈채 속에 그라운드를 돈 이대호는 활짝 웃는 얼굴로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이대호가 불 지핀 '사직 노래방'
사직구장은 '지상 최대의 노래방'이라고 불릴 만큼 팬들의 열기가 뜨거운 곳이었다. 하지만 롯데가 최근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하면서 팬들의 실망감도 커졌고, 야구장을 찾는 발걸음도 줄어들었다. 지난해 사직구장의 평균 관중수는 1만1,842명이었다. 이대호가 떠나기 전인 2011시즌(2만273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대호가 돌아오면서 사직구장도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날 사직구장은 평일 경기임에도 만원(2만6,600명)에 가까운 2만4,953명의 관중이 들었다.
사직 노래방도 흥이 올랐다. 이날 5회말이 끝난 뒤 클리닝 타임이 되자 이대호의 응원가인 자우림의 '하하하쏭'이 훌러나왔다. 팬들은 기다렸다는 듯 휴대전화 플래시를 켜고 노래를 함께 불렀다. 노래가 끝나자 전광판에는 '웰컴백, 빅보이'라는 문구가 나왔다. 팬들은 다시 한 번 함성을 질렀다. 롯데는 넥센을 5-2로 꺾었다. 이대호는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시즌 성적은 4경기에서 타율 0.500(14타수 7안타) 2홈런 4타점. 롯데는 1패 뒤 3연승을 달렸다. 팬들은 경기장을 빠져 나가면서도 "이대호는 역시 이대호"라며 빅보이가 선사한 짜릿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었다.
◇"사투리 들으니 좋네요" 이대호도 그리웠던 부산
이날 팬들의 응원은 이대호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대호는 "기대했던 것보다 응원 소리가 더 컸고, 팬들이 반겨주셔서 기뻤다"며 "팬들이 응원을 이렇게 많이 해주시는데 못 치면 솔직히 미안할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돌아온 부산에서 가장 좋은 것 역시 팬들의 따뜻한 목소리다. 이대호는 "응원을 한국말로 해주셔서 좋다"며 웃은 뒤 "사투리로 응원을 해주시니 너무 좋다. 전국 어느 구장을 가도 롯데 팬들이 응원을 많이 오신다. 덕분에 선수들도 더 힘을 낼 수 있다"고 고마워 했다.
부산=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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