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朴, 최순실 민원 집요한 지시... 안종범은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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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단독] 朴, 최순실 민원 집요한 지시... 안종범은 '해결사'

입력
2017.04.0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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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측근 사업 협조 안할 땐

朴 “사퇴 권고하라” 지시

“김기춘, 朴 민원 끝까지 관리

담당관 지정해야 한다” 강조도

서청원ㆍ홍문종ㆍ원유철ㆍ최경환 등

친박 민원 해석 여지 메모도 가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고영권기자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수첩 39권은 방대한 ‘민원 리포트’ 수준이다. ‘민원 대장’은 단연 최순실(61)씨이며, ‘40년 지기’를 위한 박 전 대통령 지시를 안 전 수석이 깨알같이 받아쓰고 집사 노릇을 한 정황이 그의 자필 메모 곳곳에서 발견된다. 안 전 수석은 또한 사실상 ‘VIP’ 측근 인사들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한 흔적도 적지 않다.

농단세력 민원 집요하게 챙긴 朴

안 전 수석 수첩 2015년 3월 15일자. ‘KD corporation(KD코퍼레이션ㆍKD)’ ‘현대차 연결’이라 적혔다. 메모 상단에 ‘VIP’라 써 있다. KD는 최순실씨 지인 회사로 현대차와 흡착제 납품 계약을 맺고 10억원 넘는 이득을 봤다. 4월 8일자 그의 수첩에는 VIP 지시 1순위가 KD였다. 안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이 불러줘 그 밑에 ‘흡착제, 에너지 절감 효과 大’라고 썼다. 5월 24일자 수첩에는 VIP 지시로 별표와 함께 KD를 또 적었다. 최씨의 민원 해결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집요하게 지시를 내린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의 단골 성형외과 김영재의원 원장 부부의 이권사업도 거듭 챙겼다. 2015년 3월 5일 ‘VIP 보고’라고 적힌 수첩에 ‘<Khaldoon>(칼둔)’과 ‘김 원장’이 적혔다. 김 원장이 중동 진출을 노릴 때였고, 칼둔은 아랍에미리트 측 핫라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 다른 VIP 보고 수첩에도 ‘김영재(제이콤)’란 문구가 최씨 측근이던 차은택 광고감독과 묶여 적혔다. 제이콤은 김 원장 부인 박채윤씨가 운영하는 의료용품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로 추정된다. 박씨 업체 역시 청와대 개입으로 중동 진출을 추진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씨 측근 부부의 사업에 협조하지 않는 인사에게 직접 철퇴를 가한 흔적도 있다. 안 전 수석은 2015년 6월 7일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기택 (당시) 보건산업진흥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인사조치’라고도 쓰여있다. 정 전 원장은 지난해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최씨 측근 회사 지원을 거부하자 청와대에서 거취를 정리해달라고 했다”고 증언했는데, 결국 박 전 대통령 지시로 드러난 셈이다.

“대통령 민원은 끝까지 관리해야”

이른바 ‘VIP 민원’에 극도로 민감한 당시 청와대 기류도 물씬 드러난다. 2014년 10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시로 인해 청와대에선 '대통령 민원'에 대해선 끝까지 철두철미하게 챙기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는 대통령 민원 각각에 대해 '전담 마크맨을 두라'는 취지로 지시하기까지 했다. 박 전 대통령의 민원성 지시 가운데는 수사로 밝혀지지 않은 대목도 여럿 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KB> 지주회사 사장, 정○○ 사장’과 함께 그 아래 ‘조사’란 대목이 있기도 했다. ‘<IBK> 남부본부장 김○○’ 메모도 있었다.

친박 등 온갖 인사들 민원성 메모 빼곡

친박계 인사들의 민원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메모들도 수첩 마지막 장마다 빼곡했다. 2016년 4월 18일~5월 1일 작성된 수첩 끝에는 서청원 ‘김○○ 한국건설경영협회 부회장 1년’, 홍문종 ‘예보 → 감사?’, 원유철 ‘○○○ 본부장 연임 X’라는 메모가 있었다. 최경환 의원이 지난해 8~9월 경북대 총장 내정에 관여한 정황도 보였다. 총장 후보이던 ‘김상동 김사열(교수)’ 이름과 최 의원 이름이 화살표로 연결됐다. 아울러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린 박 전 대통령의 측근 안봉근(51)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지난해 5월 한국남동발전 상임 감사위원과 관련해 민원을 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도 발견됐다. ‘남동발전 감사 최○○’이라고 안 전 비서관 이름 옆에 써 있다. 그 외 ‘<김장수 대사>’ 아래 ‘박○○ 공사’ ‘박○○ 사장 CJ 북경’도 쓰여 있는 등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정치인, 정부 고위인사와 학계, 민간기업, 공공기관 인사들의 이름이 대거 연결돼 등장하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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