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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경기장서 구슬땀 흘린 윤덕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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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경기장서 구슬땀 흘린 윤덕여호

입력
2017.04.04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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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밝은 표정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경기장 위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평양=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한국 축구 여자대표팀 선수들이 4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밝은 표정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경기장 위 대형 초상화가 보인다. 평양=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북한 평양 도착 후 첫 훈련을 소화했다.

윤덕여(56)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4일 김일성경기장에서 담금질을 했다. 지난 2일 출국해 중국 베이징을 거쳐 3일 평양에 도착하는 긴 여정을 소화한 선수들은 사흘 만에야 그라운드를 밟았다. 북측 인사 수 십 여명이 지켜봤지만 훈련 분위기는 유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 한국은 이곳에서 5일 오후 6시30분 인도(56위)와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1차전을 치른다. 이어 7일 북한(10위), 9일 홍콩(65위), 11일 우즈베키스탄(42위)과 맞붙는다. 1위만 아시안컵 본선에 나가는데 다른 팀에 비해 남북한의 전력이 월등해 7일 예정된 남북전이 결승이나 다름없다. 한국이 북한을 누르면 사실상 진출 확정이고 비기면 골득실을 따져야 한다. 남북 모두 나머지 경기에서 최대한 득점을 많이 할 필요가 있다.

김일성경기장은 능라도경기장과 함께 평양의 대표 운동장이다. 평양 개선문에서 약 200m 떨어져 있다. 경기장 바깥과 안쪽에는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다. 경기장까지 가는 길목에는 축구와 탁구, 체조 등 북한이 강했던 종목의 선수들을 형상화한 동상이 있다. 경기장 내부 복도에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 1986년 태국 킹스컵 우승 등의 대형 사진도 전시돼 있다. 그라운드를 둘러싼 광고판도 인상적이었다. ‘메아리음향사’ ‘아침콤퓨터합영회사’ ‘금강생맥주’ 등 모두 북측 기업 광고다.

그라운드에는 인조잔디가 깔려 있다. 한국은 이에 대비해 인조잔디가 있는 목포국제축구센터에서 훈련을 해왔다.

5만 명을 수용하는데 남북전은 만원 관중이 예상된다. 하지만 오히려 홈 팀인 북한에 독이 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3일 인도와 대회 개막전에서 8-0으로 이겼는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이다. 10골 차 이상 대량 득점할 것으로 보였지만 북한은 잦은 패스 실수를 연출했다. 김광민 북한대표팀 감독도 경기 중 자주 답답해했다고 한다. 지난 1일 선발대로 평양에 도착해 이 경기를 직접 지켜본 김보찬 비디오분석관은 “북한 축구가 평양에서 국제대회를 처음으로 치러, 홈 응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모습이 없었다”고 말했다. 인도전에서는 1만5,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한국에는 좋은 기회다. 한국이 인도를 상대로 8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두면 일단 북한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여자대표팀 공격수 정설빈(27ㆍ인천현대제철)은 이날 훈련 전 인터뷰에서 “(북한의 열성적인 응원에 대비한) 소음훈련을 해서 익숙해졌다. 집중을 하게 되면 주변 소리에 신경 쓰이지 않는다”고 개의치 않아 했다. 수비수 임선주(27ㆍ인천현대제철)는 “평양 원정이 긴장도 됐지만 설레기도 했다. 이제 실감이 난다”며 “우리가 준비한 것을 잘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평양 한복판에 위치한 김일성경기장에 태극기가 걸리고 애국가가 울려 퍼질 상황에 대해서 그는 “다른 경기보다 뭉클할 것 같다. 애국심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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