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의 가드 김지완(27)이 ‘가드 왕국’ 서울 삼성을 무너뜨렸다.
김지완은 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6~17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 서울 삼성과 3차전에서 공수에 걸쳐 펄펄 날며 팀의 86-78, 8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1패 뒤 2연승을 거둔 전자랜드는 1승만 추가하면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른다. 역대 5전3승제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로 동률을 이룰 때 3차전을 가져간 팀은 6번 중 5차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확률로는 83.3%에 달한다. 양 팀의 4차전은 6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정규리그 6위로 플레이오프 막차를 탄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미친 선수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바로 그 선수는 김지완이었다. 지난 2차전에서 강력한 압박 수비로 삼성 가드진을 무너트렸던 김지완은 3차전에서 자신감이 더욱 붙었다. 삼성이 자랑하는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물론 베테랑 주희정까지 꽁꽁 묶었다. 삼성은 패스 길이 막히자 삼성은 주득점원 리카르도 라틀리프도 골 밑에서 고립됐다.
공격에서도 김지완은 정교한 슛 감각을 뽐냈다. 3점포와 자유투는 각각 2개, 4개를 던져 모두 적중시켰고 2점슛은 6개를 던져 4개를 넣었다. 특히 전반까지 끌려가다가 3쿼터 들어 51-50으로 전세를 뒤집자 곧바로 2점을 추가했다. 62-52로 분위기를 탄 3쿼터 종료 1분35초 전에는 3점슛을 터뜨려 삼성에 ‘KO 펀치’를 날렸다. 또 73-60으로 앞선 4쿼터 3분48초께는 절묘한 공중 패스로 켈리의 앨리웁 덩크슛을 연결시켜 인천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 전자랜드는 경기 막판 삼성의 추격에 82-78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종료 19.6초를 남기고 박찬희가 자유투로 2점을 넣어 쐐기를 박았다.
이날 김지완은 18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주포 제임스 켈리는 23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했고, 신인왕 출신 강상재는 12점을 보탰다. 전자랜드는 유도훈 감독이 예고한 대로 ‘벌떼 농구’를 펼쳐 총 12명의 엔트리 중 10명이 득점에 가담했다.
반면 정규리그 3위 삼성은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다. 라틀리프가 25점 15리바운드로 고군분투했지만 동료들의 지원 사격이 부족했다. 경기 전 이상민 삼성이 ‘기본’을 강조했지만 18개의 실책을 쏟아내며 스스로 무너졌다.
인천=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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