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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리포트]북한, 안방 만원관중이 오히려 독?

입력
2017.04.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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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4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한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들이 4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다. 평양=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이 2018년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하지만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대해 부담감을 떨쳐내야 한다는 숙제도 남겼다.

북한은 3일 인도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8-0으로 이겼다.

남북은 B조 1위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7일 열릴 맞대결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골득실에 따라 순위가 갈릴 수 있어 양팀 모두 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지만, 북한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인도는 B조 최약체로 분류되며 북한과 실력을 겨룰 수준이 되지 못한다. 북한은 10골 이상의 대량 득점을 예상됐지만 잦은 패스 실수를 범하며 충분한 득점을 챙기지 못했다. 김광민 북한대표팀 감독도 경기 중 벤치에서 일어나 선수들에게 크게 소리치며 지시하는 등 답답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발대로 지난 1일 평양에 도착해 이날 경기를 지켜본 김보찬 비디오분석관은 “북한 축구가 평양에서 국제대회를 처음으로 치르는 만큼 홈 응원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 보여줬던 짜임새 있는 모습과 달리 실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평양 관중들의 열띤 응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북한은 국제무대에선 강력한 체력을 바탕으로 무서운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관중석을 자국 팬들이 메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른 경험은 오히려 부족하다. 일방적인 응원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할 수 있다. 인도전에선 1만5,000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김 분석관은 “김일성경기장을 보니 소리가 울리는 구조여서 응원이나 탄식 등 관중들의 반응이 매우 크게 들린다”며 “인도와의 경기에선 남북전에서 예상되는 꽹과리 연주, 대규모 합창 등 단체 응원도 볼 수 없었지만, 골을 넣거나 실수가 나올 때 보인 관중들의 반응이 크고 선명하게 들려 플러스가 될 지 마이너스가 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북한 대표팀의 구성원이 대부분 경험이 적은 나이 어린 선수로 바뀐 것도 변수.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부담으로 느끼지 않기에는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북한 대표팀은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 우승 멤버들을 대거 영입해 선수의 70%를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표팀은 베테랑으로 공수의 중심을 잡고 측면에 어린 선수들을 배치해 이번 예선을 치를 전망이다. 남북 대결 당일에는 5만 명을 수용하는 김일성경기장이 가득 찰 것으로 예상된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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