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문을 연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K)뱅크’의 초반 바람몰이가 심상치 않다. 영업 개시 하루 반 만에 가입자 수가 6만명에 육박하며 기존 은행들이 한 달 간 모집한 전체 비대면 계좌 수를 4배 이상 웃돌았다. 시중은행들은 “초반 개점 효과”라며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긴장감을 풀지 못하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3일 0시부터 집계한 누적 가입자 수가 4일 오후 3시 기준 5만9,002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비대면 실명확인이 허용된 2015년 12월부터 작년 말까지 1년간 국내 16개 은행의 월평균 비대면 계좌개설 합산 건수(1만2,000건)를 4배 이상 웃도는 것이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케이뱅크 가입자들이 만든 예ㆍ적금 계좌는 6만1,501개, 체크카드는 5만3,960장에 달했다. 대출 건수도 4,123건이나 됐다. 특히 24시간 가동되는 인터넷은행의 특성 상 퇴근 후 직장인들이 밤 사이 집중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케이뱅크 가입자수는 4일 오전 8시 이미 4만명을 돌파했다. 전날 오후 6시30분(2만명) 이후 밤 사이 2만명이 늘어난 것이다.
“지금의 돌풍은 일종의 개업효과일 수 있다”(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전문가의 진단처럼 시중은행들은 아직 케이뱅크의 초반 세몰이에 신중한 태도다. 그러나 “디지털 경쟁자들의 전략은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언급과 “은행의 차기 경쟁자는 정보통신기술 기업”이라는 위성호 신한은행장의 지적에선 인터넷은행의 등장을 경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이날 증시에선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케이뱅크 참여 업체인 모바일리더(12.24%)와 다날(18.1%) 등이 급등했다. 반면 기존 은행업종 주가는 0.84% 하락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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