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가 독도를 이루는 가장 큰 2개 섬인 서도(西島)와 동도(東島)에 제멋대로 일본식 이름을 붙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독도가 일본땅이란 주장을 교과서에 의무적으로 기술토록 학습지도요령을 개정한 일본 정부가 한국 권력 교체기를 틈타 거듭 영토도발 수위를 높이는 형국이다.
일본 국토교통성 산하 국토지리원은 2만5,000분의 1 크기로 제작된 ‘지리원지도’에 서도와 동도를 각각 남섬(男島ㆍ오지마)과 여섬(女島ㆍ메지마)으로 명명하는 등 독도내 11곳에 일본식 지명을 붙인 것으로 4일 확인됐다. 동도와 서도 사이 삼형제굴바위에는 ‘고토쿠지마(五德島)’, 촛대바위는 ‘키리이와(錐巖)’란 이름이 붙여졌다. 천장굴 인근 지역은 ‘도완(洞灣)’이란 명칭이 사용되는 등 11곳을 일본식으로 명명했다.
일본국토지리원은 2007년 독도의 정밀지도를 처음 제작하면서 서도와 동도만 한국식으로 표기했다가 이번에 새로 바꿨다. 우리 정부가 2012년 서도와 동도의 최고봉을 대한봉(大韓峰)과 우산봉(于山峰)으로 명명하자, 일본은 이에 자극을 받은 것이다. 시마네(島根)현 오키(隱岐)제도의 오기노시마쵸(隱岐の島町) 측이 독도에 대해 전해내려오는 명칭을 찾아 지도에 담아줄 것을 요청하자 일본국토지리원이 이를 받아들여 관련작업을 진행해왔다.
일본 정부가 제멋대로 이름을 붙이는 일련의 과정은 독도를 확실하게 분쟁지역화하려는 계산된 수순이다. 올 2월엔 시마네현의 ‘다케시마(竹島ㆍ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에 5년째 차관급 정부인사인 내각부 정무관을 보냈다. 정부가 나서 독도 도발 내용을 담은 포스트를 민간, 지자체와 공동으로 제작하기도 했다.
오기노시마쵸 측은 “주민들 사이에서 독도의 기억이 옅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도에 (일본식) 지명을 써넣는 것이 독도가 (일본)고유영토라는 주장을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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