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내손파출소 김이문 경위
범죄예방 강의에 매직 접목
“장애인,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고픈 생각에 마술을 배웠는데, 다들 좋아하셔서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계속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마술로 소외된 이웃의 아픔을 보듬어 ‘매직 캅(Magic-Cop)’이 불리는 경기남부경찰청 의왕경찰서 내손파출소 소속 김이문(58) 경위.
김 경위는 20여 년 전부터 경찰 제복에 마술 지팡이를 들고 공연을 펼치고 있다. 가난으로 고된 삶을 사신 부모님 생각에 어르신을 위한 봉사를 결심하고, 200여가지 마술을 익힌 후부터다. “손이 부드럽지 않아 첫 6개월은 무척 고전해서 밤 새가며 연습 했어요. 월급 타면 수강료와 장비 구입비 대기에 바빴습니다.”
마술은 학교폭력과 전화금융사기, 건강보조식품 판매사기 등 학생들과 노인, 장애인 대상 범죄 예방을 위한 ‘맞춤형’ 강의에 요긴하게 쓰인다. 지루할법한 강의에 마술을 접목하니 조는 아이들은 없어졌고 내용이 ‘귀에 쏙쏙’ 박힌다는 어르신들의 칭찬도 쏟아졌다. 그는 마술을 활용해 어버이날 효도 잔치 매직쇼, 추억의 자장면 파티 등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입 소문이 나면서 요즘 그는 위문공연까지 다닌다. 지난달 30일에는 아내(56)와 함께 전남 고흥군 한센인 집성촌인 소록도에 다녀왔다. 전국노래자랑 출연 경험으로 신나는 트로트를 부르며 흥을 돋운 아내 덕분에 공연 초반 시큰둥하던 관객들은 점차 신기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김 경위는 “관객들이 환하게 웃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올 가을 한 번 더 찾을 생각”이라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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