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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겐 더운 날씨… 힘 얻는 ‘3월 식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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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겐 더운 날씨… 힘 얻는 ‘3월 식목일’

입력
2017.04.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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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세종시 전의면 노곡리 야산에서 환경부 직원들이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를심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3일 오후 세종시 전의면 노곡리 야산에서 환경부 직원들이 식목일을 앞두고 나무를심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해마다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식목일(매년 4월5일) 날짜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너무 높은 기온에 나무를 심으면 생존율이 떨어지고 수분공급 문제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4일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0년(2007~2016년) 간 4월5일 평균기온은 식목일이 제정된 1940년대보다 1.5~3.9도 상승했다. 서울의 최근 10년 간 식목일 평균기온은 10.2도로 1940년대보다 2.3도 올랐고, 강원 강릉(최근 10년 평균기온 10.6도)은 3.9도나 높아졌다.

나무를 심는 데 가장 중요한 땅 속 온도도 크게 올랐다. 1940년대 7.1도였던 서울 지역 땅 속 5㎝ 온도는 최근 10년 새 3.7도가 오른 10.8도를 보였고, 강릉도 4도 오른 10.6도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식목일이 제정된 1949년 무렵과 비교했을 때 대부분 지역의 땅 속 온도가 20일 정도 빠르게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온이 나무를 심기에는 너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나뭇잎이 돋는 시기와 땅 속 온도를 고려했을 때 나무심기에 가장 적합한 평균기온은 6.5도다. 식목일이 제정됐던 1940년대 서울의 평균기온은 7.9도, 강원 강릉은 6.7도로 나무 심기에 좋은 조건을 갖췄었다. 김정수 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은 “땅이 풀린 직후 나무를 심어 기온 상승과 함께 나무의 대사가 시작 되도록 해야 하는데 현재 식목일은 기온이 너무 뜨거워 식물 생리상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다수 지방자치단체는 나무 심기에 적정한 기온에 맞춰 행사를 앞당겼다. 전국 17개 시ㆍ도 가운데 4월 5일에 나무 심기 등 식목일 행사를 치르는 자치단체는 충남 대전 경남 전남 전북 세종 등 6곳뿐. 제주는 식목일보다 한 달 가량 빠른 지난달 7일에, 울산 광주 경북 대구 등은 지난달 20일 안팎에 행사를 마쳤다.

이에 식목일을 3월로 앞당겨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지만 정부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식목일은 기념일로 받아들이고, 지역 환경에 따라 적절한 시기에 나무를 심으면 된다”며 “식목일 제정 의의 등을 고려했을 때 날짜 변경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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