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2.2% 급등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2% 오르며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서민들이 체감하는 생활물가도 5년여 만에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유가, 농산물 등 주로 공급 요인에 따라 물가가 들썩이는 탓에 서민 경제의 주름살이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4일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2.2% 상승했다. 이는 2012년 6월(2.2%) 이후 5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0%대의 낮은 수준에 그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하반기부터 오름세를 보여 올 1월 2%대에 올라섰다. 조류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계란 가격이 60% 이상 뛰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요동쳤고, 국제유가까지 반등한 게 요인이었다.
석유류 오름세는 지난달에도 지속됐다. 전년동월 대비 14.4% 올라 전체 물가를 0.59%포인트나 끌어올렸다. 휘발류는 12.4%, 경유는 18.2% 상승했다. 석유류는 작년 3월 133개월 만에 최저점(휘발유값 기준 리터당 1,350원)을 찍은 뒤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식탁 물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식품 등 생활필수품 141개 품목이 포함되는 생활물가지수는 지난달 2.8%나 올랐다. 2012년 1월(3.1%)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이다. 소비자들이 자주 사 먹는 채소, 과일 등 50개 품목을 조사하는 신선식품지수는 7.5% 급등했다. 귤이 출고량 감소, 상품성 상승 등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106.2%) 올랐고, 계란(43.1%) 닭고기(11.3%)도 AI 여파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어획량 감소로 오징어도 45.6% 올랐다.
우영제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이 소폭 하락하는 등 유가가 보합세를 보였고 농산물 가격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라면서도 “국제유가 변동, 봄철 가뭄 등 향후 물가상승 요인도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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