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립 14년에 불과한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정확히 100년 앞선 자동차 명가 포드의 기업가치를 뛰어넘었다.
테슬라 주가는 3일(현지시간) 거래에서 298.52달러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치인 291.42달러(2014년 9월4일)를 넘어섰다. 이날 거래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487억 달러(약 54조5,300억원)에 올라서면서 같은날 포드 자동차의 시가총액 455억달러를 가뿐히 추월했다. 테슬라는 제너럴모터스(GMㆍ시총 512억달러)에 이어 미국 자동차 업계 시총 순위 2위 자리에 등극했다.
테슬라의 포드 역전은 완성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미 자동차 시장은 3월 전체 판매량이 전문가 예상에 한참 못 미치면서 지난 7년간 이어진 성장세를 뒤로하고 정체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포드의 지난달 판매량 역시 전년 대비 7.2% 감소한 23만7,000대에 그쳤다.
이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저유가 위기에도 꾸준히 전기차 판매 실적을 높여온 테슬라로 대거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포드(1,520억달러)의 5%도 못 미치는 7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 분기 판매는 전년 대비 69% 증가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여기에 올해 말 출시될 보급형 모델 3에 대한 기대감과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의 대규모 투자 등 호재도 주가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별다른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테슬라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같은날 트위터에서 “과거를 기준으로 하면 테슬라가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주가는 미래의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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