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부당 수임료 혐의
1심서 징역ㆍ추징금 45억 선고
대학교수인 남편이 은닉 들통
경기 수원시의 한 대학 학생사물함에서 발견된 뭉칫돈(본보 3월8일자 14면)이 100억 원대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최유정(47ㆍ여) 변호사 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학 교수인 남편이 몰래 은닉해 놓은 것이었다.
수원중부경찰서는 4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대학교수 A(48)씨를 입건했다. A씨는 지난 2월16일 오후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 수원캠퍼스 생명과학부 건물 1층 학생사물함에 5만 원권 1,800장(9,000만원)과 100달러지폐 1,000장(10만 달러) 등 최 변호사의 돈 2억 원상당을 숨긴 혐의다.
A교수는 최 변호사의 돈을 맡았다가 사물함에 감춰뒀던 것으로 조사됐다. A교수는 “최 변호사가 수사를 받으면서 자신의 계좌 등도 모두 압수수색을 당해 현금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문제의 돈은 지난달 7일 오후 8시쯤 해당 건물 내 학생사물함을 관리하는 성균관대 생명과학부 학생회가 발견했다. 해당 사물함이 오랫동안 잠겨 있어 일정 기간 공지를 했는데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강제로 개방, 돈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대학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가방을 들고 학생들이 주로 사용하는 건물을 3차례 드나든 A교수의 미심쩍은 행동을 포착해 용의선상에 올렸고 이날 그의 연구실을 압수수색, 자백을 이끌어냈다.
앞서 최 변호사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50억 원, 유사수신업체인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창수씨로부터 재판부 청탁 명목으로 50억 원 등 모두 100억 원의 부당 수임료를 받아낸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 원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 변호사는 추징금 가운데 20억 원 가량을 아직 납부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어느 사건의 부당 수임료인지, 그 동일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나 일단 최 변호사 돈으로 확인된 만큼 전액 몰수 대상”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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