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간 사고 316건ㆍ사망 131명
전국 첫 추모탑ㆍ공원 등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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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국가산단에서 산업역군으로 종사하다 각종 안전사고로 희생당한 근로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사업이 추진된다. 산단 희생 근로자 추모사업은 전국 5곳의 석유화학단지에서 여수가 처음이다.
여수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여수국가산단의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추모탑을 건립한다고 4일 밝혔다. 건립 연구용역은 여수지역사회연구소가 수행하며 용역기간은 지난 1일부터 8월 말까지 5개월간 진행한다.
용역비는 2,900만원이 소요되며 비용은 여수산단 공장장협의회 1,000만원, 여수상공회의소 700만원, 여수산단 건설업협의회 300만원, 여수시ㆍ여수산단 공동발전협의회 300만원 전국플랜트 건설노조 300만원, 민주노총 100만원, 한국노총 100만원, 경실련과 여수YMCA 100만원 등 각계에서 기탁해 마련했다.
이번 용역에서는 산단 조성 이후 각종 환경안전사고에 따른 사고와 희생자의 현황 조사 정리를 비롯해 희생자 추모탑 건립을 통한 협치 방안 모색, 추모시설의 건립주체와 건립비용의 국비 확보방안 등 총 7개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협의회는 용역 결과 추모탑 건립위치, 사업규모, 사업비 등이 도출되면 협의체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예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추모탑 외에도 추모공간, 추모벽, 기념관, 주차장 등 추모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며 총사업비는 200억원이상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수국가산단은 지난해 말 기준 283개 업체가 입주해 근로자 2만2,098명이 종사하고 있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산업 단지다. 1967년 기공 이후 지난해까지 49년간 316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해 사망 131명, 부상 238명, 화학물질과 폭발 등 오염으로 대피 등 3,071명이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정유석유화학시설 조성과 운영, 성장 과정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기업체 임직원과 일용직 건설노동자, 지역주민의 헌신과 희생을 기념하는 추모공간이 없어 이를 조성하자는 요구가 높았다.
김대희 건립추진위원장은 “추모탑이 노사화합과 지역사회 산업평화를 위한 상징물이 되길 기대한다”며 “산업역군의 헌신과 희생을 기념하고 환경안전사고를 치유하는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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