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마지막 우승 사령탑인 이광환(69) 전 감독이 LG의 홈 개막전 시구자로 나선다.
LG는 당초 시구자로 발표했던 백인천 전 감독이 최근 당한 부상 때문에 거동이 불편하다고 양해를 구해와 초대 우승 감독 대신 마지막 우승 감독으로 개막전 시구 주인공을 교체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삼성과 경기다.
이 전 감독은 LG 역사상 유일하게 감독을 두 차례 역임했다. 1991년 10월부터 1996년 7월까지 제7대 감독을 지냈고, 2002년 12월 김성근 감독의 후임으로 돌아와 한 시즌 더 지휘봉을 잡았다. 이후 서울대학교 야구부 감독과 한국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장으로 후진양성에 애쓰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에서 열린 여자야구월드컵 감독을 맡기도 했다.
이 전 감독은 1990년대 중반 ‘신바람야구’를 일으키며 LG의 전성기를 일군 주역이다. 마지막 우승(1994년)을 비롯해 1993과 1995년에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야구단의 폭발적인 인기에 편승해 LG는 그룹명도 ‘럭키금성’에서 LG로 바꿀 정도였다. 1994년 신인이던 유지현, 서용빈(이상 LG 코치), 김재현(SPOTV 해설위원)을 파격적으로 1~3번 타자로 중용해 베테랑과 신구조화로 최상의 전력을 이끌어냈다. ‘스타시스템’으로 불린 투수 분업화를 국내 프로야구에 처음 도입했고, 자율야구의 창시자로도 불린다. 1994년 이후 우승과 인연을 못지 못한 LG는 롯데(1992년)에 이어 두 번째로 우승이 오래된 팀으로 남아 있다.
이 전 감독과 LG의 마지막 우승 멤버들은 지난해 12월 그라운드 밖에서 먼저 뜻 깊은 회동을 가졌다. 1994년 타선의 ‘해결사’로 불렸던 한대화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운영위원의 주도로 우승 주역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였다. 김동수(LG 2군 감독), 이상훈(LG 코치), 김정민,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차명석(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 노찬엽(전 LG 코치) 등 전ㆍ현직 프로 지도자부터 김영직(포철고 감독), 차동철(건국대 감독), 강봉수(송탄제일고 코치) 등 좀처럼 보기 어려운 반가운 얼굴들까지 20여 년 만에 한 자리에 모여 그 시절의 영광과 추억을 공유했다. 이 전 감독의 야구 인생에서도 잊지 못할 1994년이었고, 그래서 LG 구단의 시구 요청도 흔쾌히 수락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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