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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 121조원 사상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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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 121조원 사상 최대

입력
2017.04.0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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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20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이 크게 늘지 않은 가운데 마른 수건을 짜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상장사 이익 사상 최대는 최근 증시의 활황세를 설명해 주는 지표여서 주목된다.

3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연결 기준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533사의 작년 매출액은 1,646조원으로 전년보다 0.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121조3,056억원)은 15.02%, 당기순이익(80조2,797억원)도 18.46%나 늘었다. 사실상 매출은 그대로인데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늘린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다.

이에 따라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전년(6.46%)보다 향상된 7.37%, 매출액순이익률도 전년(4.15%)에 비해 더 높아진 4.88%를 기록했다. 이는 기업들이 1,000원짜리 물건을 팔아 73.7원의 영업이익을 남기고, 실제로는 손에 48.8원을 쥐었다는 뜻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저성장 속에서도 영업이익이 개선된 것은 기업들이 불황에 대비해 비용을 줄여 이익을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 총합이 120조원을 뛰어 넘은 점이 주목된다.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은 2011년 102조8,809억원을 기록했지만 2014년에는 91조4,222억원으로 떨어진 바 있다.

일각에서 우려해 온 ‘삼성전자 착시효과’도 크지 않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출액 비중 12.27%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 매출액은 1,444조원으로, 전년대비 0.83% 늘었다. 또 영업이익(92조649억원)은 16.4%, 당기순이익(57조5536억원)은 18.1% 증가했다. 삼성전자를 빼면 영업이익 증가폭이 오히려 더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전년보다 10.70% 증가한 29조2,40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한국전력(12조16억원) 현대차(5조1,935억) SK하이닉스(3조2,767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상장기업 중 434사(81.43%)가 흑자를 냈고 99사(18.57%)가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장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최근 코스피 지수를 박스권 상단까지 끌어올렸다. 이날도 코스피는 0.34% 오른 2,167.51로 마감됐다. 연초와 비교하면 6.9% 가량 올랐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의 펀더멘털은 이익이며 매출은 주가의 변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 센터장은 “경기가 좋아야만 기업이익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며 “기업의 이익률이 좋아졌다는 건 비용구조가 효율적으로 개선되거나 부실을 털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코스닥 상장법인 727개사의 연결 매출액은 138조6,482억원으로, 전년보다 6.3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7조4467억원)과 순이익(4조31억원)도 각각 6.40%, 8.37% 늘었다. 흑자를 낸 기업은 500사(68.78%)였고 적자를 기록한 곳은 227사(31.22%)였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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