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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평양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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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대표팀 평양 도착

입력
2017.04.03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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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이 3일 오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입국, 공항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평양=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2018 여자아시안컵 예선전을 앞둔 윤덕여 감독과 선수들이 3일 오후 북한 평양 순안공항에 입국, 공항 앞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평양=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spring@hankookilbo.com

윤덕여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1990년 남북 통일 축구대회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다고 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수천명의 환영 인파가 한국 대표팀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당시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북한 측에서 선수들을 모두 무동을 태우고 청사로 이동했다”며 “거리에는 도열한 채 술을 흔드는 평양 시민들로 가득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27년 만에 찾은 평양의 풍경은 달랐다. 평양 순안공항에서 공식적으로 한국 여자 축구 대표팀을 맞은 건 북한 측 연락관 2명 뿐이었다. 한국 선수단이 짐 검사를 마친 뒤 공항 대기실로 나갔을 때도 환영행사는 따로 없었다. 대기실에는 베이징발 평양행 비행기에 탑승했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100여명 정도가 있었지만, 신기한 눈으로 한국 선수단을 바라볼 뿐이었다. 북한의 민족화해협의회에서 나왔다는 관계자 10여명 정도가 선수단과 기자단이 호텔로 이동하는 것을 도왔다.

오히려 한국 선수단의 평양 도착에 관심을 가진 것은 평양에 특파원을 두고 있다는 오스트리아 방송사와 중국 방송사였다. 외신 기자들은 한국 선수단의 평양 입성 장면을 촬영했고, 윤 감독과 선수들을 직접 인터뷰하기도 했다. 북한 측에서도 한국 선수단의 입국 모습을 촬영했다.

평양 순안공항은 마치 김포공항의 모습과 비슷했다. 안내소에 있는 한 직원은 “2015년에 새로 지었다”고 말했다. 공항 청사 내부에 있는 상점의 간판을 통해 ‘이곳이 북한이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다. 화장실에는 ‘위생소’라고 적혀 있었고, 각종 음료수를 파는 상점에는 ‘청량음료’라고 쓰여있었다. 위스키, 와인,꼬냑 등의 술을 파는 ‘식료품상점’과 커피숍이 있었다. 커피숍에 들어가봤더니 손님은 물론 점원도 없었다. 이밖에도 옷가지를 파는 공업품상점, 우표, 지도 등을 파는 상점이 있었다. 상점에 들어설 때마다 일하는 이들은 생글생글 웃으며 “안녕하십네까”라고 말했다.

청사 한켠에는 ‘화폐교환’이라고 쓰여있는 환전소와 함께 ATM이 설치돼 있었다. ATM에는 ‘류경상업은행’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1시간 정도 선수단이 공항에 머무는 동안 ATM이나 환전소를 이용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국 선수단이 내린 ‘제2항공역사’는 국제선이 오가는 곳이라고 북한 측 관계자는 전했다. 통상적인 공항과 마찬가지로 전광판에는 항공스케쥴이 나와 있었다. 이날 평양을 떠나거나 도착한 항공편은 총 6편이었다. 베이징 2편, 블라디보스토크 1편이었다. 전광판에는 한국에서 쓰는 블라디보스토크라는 표현 대신 ‘울라지보스또크’라고 적혀 있었다.

선수들이 하나둘씩 짐을 찾아 나오는 내내 공항 청사에 있는 대형 TV에선 모란봉 악단의 공연이 방송되고 있었다. 청사 밖 주차장에도 대형 전광판에서 같은 공연이 송출되고 있었다. 선수단과 기자단은 북한 측이 준비한 차량에 탑승해 공항을 빠져나갔다. ‘교통안전’이라고 적힌 승용차가 선수단과 기자단의 버스 앞에서 에스코트했다. 기자단이 탄 미니버스에는 현대자동차 엠블럼이 그대로 있었다. 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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