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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문성민은 더 강했다, 현대캐피탈 10년 만의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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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한 문성민은 더 강했다, 현대캐피탈 10년 만의 우승

입력
2017.04.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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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성민(가운데)./사진=현대캐피탈 배구단 제공.

[인천=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예방주사를 40년이나 맞았다. 평생 배구만 했다. 그래도 떨린다. 어제 잠도 못 잤다."(박기원 대한항공 감독)

"사실 아무런 생각이 안 난다. 오늘 정말 떨린다."(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

박 감독과 최 감독은 3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5차전을 앞두고 비슷한 심정을 털어놨다. 프로배구 V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명승부는 산전수전 다 겪은 감독들마저도 잔뜩 긴장하게 만들었다.

양팀은 지난 4차전까지 혈투를 벌였다. 1, 3차전은 정규시즌 1위 대한항공이, 2, 4차전은 2위 현대캐피탈이 승리했다. '장군멍군'이었다.

인천 계양체육관은 예상대로 '만원 관중'이 몰렸다. 팬들의 응원전은 가히 전투적이었다. 취재진의 취재 열기 또한 대단했다. 취재석은 이미 경기 약 2시간 전에 모두 메워졌다. 구단은 추후 도착한 취재진을 위해 1층 관중석 뒤 공간에 별도의 취재석을 마련했다.

한 해 농사의 결실을 맺는 경기인 만큼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사력을 다했다. 최종 5차전 역시 지난 경기들처럼 명승부가 연출됐다.

접전 끝에 우승은 원정팀 현대캐피탈이 차지했다.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4-26 27-25 25-22 25-20)로 물리치고 챔피언결정전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2006-2007시즌 이후 10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초반 주도권은 대한항공이 가져갔다. 대한항공은 1세트에서 최석기, 미차 가스파리니, 정지석이 6점씩을 기록, 문성민이 홀로 6점을 올린 현대캐피탈을 제압했다. 양팀은 15차례나 동점을 만들었지만, 뒷심에서 대한항공이 다소 앞섰다. 23-24로 뒤지던 대한항공은 최석기의 속공과 정지석의 블로킹 득점 등으로 끝내 역전하며 세트를 따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에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현대캐피탈은 대니(5점)와 문성민, 최민호(이상 3점)가 고른 득점을 기록하며 대한항공을 접전 끝에 눌렀다. 양팀은 3세트에서도 1, 2세트와 마찬가지로 접전을 이어갔지만, 현대캐피탈의 승부욕이 더 컸다. 현대캐피탈은 16-16 동점에서 대니의 퀵오픈, 블로킹 득점으로 18-16을 만들었다. 2~3점 차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백어택 성공으로 세트를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현대캐피탈은 4세트에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현대캐피탈은 초반 6-3, 3점 차로 앞서 나갔고 이후 리드를 지키며 결국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했다.

이날 문성민은 23점, 대니는 17점을 올리며 팀 우승의 주역이 됐다. 특히 문성민은 29표 가운데 27표를 휩쓸며 챔프전 MVP로 선정됐다. 대한항공은 가스파리니가 31점으로 분전했지만,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며 우승컵을 내줬다. 대한항공은 창단 첫 우승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대한항공'을 연호하던 인천 홈 팬들은 실망한 듯 경기가 끝나자 경기장을 빠르게 빠져나갔다.

인천=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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