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해저 수색이 5일부터 재개된다. 2014년 11월 이후 29개월 만이다. 정부의 유실방지 대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만큼 해저 수색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5일 소조기(조수 간만의 차가 적어 유속이 느려지는 시기)에 전남 진도군 조도면 침몰해역에 잠수부를 투입해 해저 수색 작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3일 밝혔다. 잠수부들은 지난 2일부터 잠수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앞으로 두 달간 잠수사 총 20명을 2인 1조로 교대 투입해 침몰 해역 수심 44m 아래 해저면을 수색한다. 해저면에는 가로 200mㆍ세로 160mㆍ높이 3m의 유실방지 사각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울타리 안 3만2,000㎡를 40개 구역으로 나눠 2명의 잠수사가 1m 간격으로 설치된 밧줄을 따라 종ㆍ횡방향으로 교차 수색한다. 인양 과정에서 유해 등이 유실됐을 가능성이 높은 선미(배꼬리) 접촉면은 ‘특별구역’으로 지정해 한번 더 수색한다. 이후에는 반경 20m까지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수중음파탐지기를 통해 2차 수색한다.
문제는 맹골수도의 작업 환경이 여의치 않다는 데에 있다. 맹골수도는 하루에 4번이나 조류 흐름이 바뀌는 바람에 잠수사들의 체력 소모가 크다. 소조기를 제외하면 작업이 가능한 시간은 하루 2~5시간이다. 참사 당시 수색 작업에 참가했던 황병주 잠수사는 “맹골수도는 유속 변화가 빠른데다 탁류 때문에 시야 확보가 어려워 수중 작업 난이도가 ‘최상’으로 꼽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5월 악조건 속에 작업을 벌이던 베테랑 잠수사 2명이 희생됐다.
일각에선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까지 이동한 3㎞ 항로도 수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청관 잠수명장은 “무인잠수정을 통해 점검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2일 오후까지 세월호 좌현에서 반잠수선 갑판 위로 흘러내린 펄에서는 휴대폰 등 48점의 유실물이 발견됐다. 해수부는 세월호 육상 거치(6일 예정)후 유류품을 세척ㆍ건조해 가족들에게 인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세월호 미수습자 유해를 찾는 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이 올 경우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2000년부터 전국에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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