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4.4
마야 안젤루(Maya Angelou, 1928~2014)가 1928년 4월 4일 미국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태어났다. 그는 작가 겸 배우였고, 인권운동가이자 인류의 멘토였다. 그에게 글과 연기는 세상에 희망과 용기를 전하는 수단이었고, 그 어떤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했던 실제 삶이 그의 밑천이었다.
그는 세 살 때 부모가 이혼하면서 남부 아칸소 주의 할머니 집에 맡겨졌고, 어머니와 재회한 7세 무렵 어머니의 남자친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이후 5년 간 실어증을 앓으며 마을 도서관에서 시와 소설을 읽었고, 16세에 미혼모가 돼 웨이트리스, 칼립소 싱어 겸 댄서, 트럭운전, 자동차 정비…, 매춘을 한 적도 있었다. 결혼 생활도 대체로 불운했다.
그에겐 다행히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 유년의 그에게 문학을 알게 한 아칸소 스탬스의 이웃집 교사, 30대 초반 뉴욕 시절 만난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말콤 엑스, 한 때 연인이었던 남아공 인권 운동가 부숨지 마케(Vusumzi Make) 등. 그는 그들과 더불어 일하며 자기 삶을 객관화할 수 있었고, 인권운동의 넓은 지평 위에 자신을 세울 수 있었다. 각종 매체 편집자로서, 프리랜서 기자로서, 그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69년의 기념비적 자서전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가 그렇게 탄생했다. “새장에 갇힌 새는 두려움에 떨리는 소리로 노래를 하네.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여전히 갈망하는 것들에 대해. 그 노랫가락은 먼 언덕 위에서도 들을 수 있다네. 새장에 갇힌 새는 자유를 노래하니까….” ‘뿌리’의 작가 알렉스 헤일리, 남아공의 넬슨 만델라도 그의 친구였다.
그는 사적 경험이 일깨운 것들과 저 거인들에게서 받은 것들을 글과 연기로, 앞서는 춤과 노래로 세상에 전했고, 그로 하여 오프라 윈프리, 미셸 오바마를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힘과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78년 시집 ‘And Still I Rise’에 수록된 시 ‘경이로운 여자(Phenomenal Woman)’은 세상의 모든 여성에게 전하는 자기 긍정의 찬가였다.
“사람들은 내 비밀이 어디 있는지 궁금해 하지/ 나는 귀엽지도 패션모델처럼 늘씬하지도 않아/ 하지만 내가 비밀을 말해줘도 사람들은 믿지 않지/ 그건 가까이 있어/ 내 엉덩이에/내 걸음에/ 내 입술의 굴곡에/ 나는 여자야/ 경이로운 여자(…)”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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