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는 투수로 유명한 매디슨 범가너(28ㆍ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017년 미국프로야구(MLB)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만화 같은 대기록을 수립했다. 선발 투수로 나서 연타석 홈런을 날리며 개막전에서 멀티 홈런(홈런 2개 이상)을 친 최초의 투수가 됐다.
범가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피닉스 체이스 필드에서 벌어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5회와 7회 좌중간 펜스, 좌측 펜스를 각각 넘어가는 솔로포를 거푸 터뜨렸다. 현역 투수 중 가장 많은 홈런을 친 범가너는 통산 홈런을 16개로 늘렸다. 그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015년에 작성한 5개다.
범가너가 애리조나 선발 잭 그레인키에게서 빼앗은 첫 홈런의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181㎞로 측정됐다. 두 번째 홈런은 좌완 앤드루 채핀에게서 뽑았다.
범가너는 지난해 개막 첫 주인 4월 10일에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다저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에게서 홈런을 터뜨려 팀이 3-1로 이기는 데 힘을 보탰다.
범가너는 3-0으로 앞선 6회 1사까지 안타와 볼넷을 하나도 주지 않는 퍼펙트 투구를 펼치다가 제프 매티스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내리 3실점 해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7회 자신의 타석에서 큼지막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기록 사이트인 베이스볼레퍼런스에 따르면 1913년 이래 한 경기에서 투수가 멀티 홈런을 친 사례는 이날까지 총 67번이다. 뉴욕 메츠의 강속구 투수 노아 신더가드가 지난해 5월 12일 다저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2방을 친 게 최근 사례다. 보스턴 브레이브스의 짐 토빈은 1942년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홈런 3방을 쳐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투수로 남았다.
하지만 경기에서 웃은 쪽은 애리조나였다.
애리조나는 4-5로 패색이 짙던 9회 말 2사 후 매티스의 2루타로 회생한 뒤 대니얼 데스칼소의 중전 적시타로 5-5 극적인 동점을 이뤘다. A.J 폴록의 중전 안타로 이어간 2, 3루에서 크리스 오윙스가 우익수 앞으로 끝내기 안타를 날려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범가너는 7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했으나 새로 이적한 마무리 마크 멜란슨이 1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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