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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수년간 십일조 뜯어낸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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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수년간 십일조 뜯어낸 교회

입력
2017.04.0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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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는 교회가 수년 동안 보육교사들에게 “십일조를 납부해라”고 강요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을 빚고 있다.

2일 성북구청과 어린이집 교사들에 따르면 관내 J교회가 지난 2014년 어린이집 설립 후 보육교사와 조리사 등 직원들에게 십일조(교회 헌금의 일환으로 소득의 10%를 납부) 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지난 4년간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교사는 10여 명으로 상당수는 교인도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까지 주임교사로 근무한 이모(50)씨는 “교회측 요구로 지난해 십일조로 낸 돈이 213만원에 달한다”며 “(교사관리를 맡았던 자신에게) ‘교사들이 십일조를 잘 내도록 달래라’고 시킨 적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문제는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에 대해 종교활동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한 서울시와 구청의 규정을 교회측이 무시하고 있는 데 있다. 성북구가 리모델링 비용 분담 후 교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 어린이집은 ‘보육교직원의 종교활동에 따른 행정적 재정적 차별을 금지한다’는 서울시의 ‘국공립어린이집운영조건’을 따라야 한다. 성북구청과의 위탁 운영 계약서 상에도 ‘어린이집은 아동 및 보육교직원들에게 특정종교를 위한 선교활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지만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다수 교사들은 “십일조를 내지 않으면 우리와 갈 수 없다”는 J교회측의 압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다른 교회를 다니고 있는 교사에게도 십일조를 요구했다. 지난해 퇴직한 박모(34)씨는 “어릴 적부터 다닌 교회에 십일조를 내고 있어 ‘못 내겠다’고 하자 J교회에서 ‘우리가 베푸는 만큼 보답하라’고 요구해 결국 48만원을 냈다”고 말했다. 십일조 강요 문제 등으로 교사 이탈 등 말썽을 빚자 보육교사들과 학부모들은 지난 2월 성북구청에 관련 민원도 넣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J교회측 관계자는 “교인으로서 순수한 마음으로 4대 의무(예배 헌금 봉사 전도)를 수행했던 것뿐이었다”며 “‘같이 신앙생활을 하면 좋겠다’는 취지로 권유한 것이지, 결코 강요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모두 자발적으로 냈다”고도 했다. 그러나 J교회는 본보의 취재가 들어간 지난달 30일 구청에 ‘교사들의 종교활동과 관련해 일체의 관여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했다. 구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해보니 십일조 강요 문제가 있었지만 어린이들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로 당장 제재를 가하기 어렵다”며 “계약해지까지 검토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교회가 개선에 힘쓰는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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