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첫 등정 40주년 맞아
등반 역사서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 재출간
특별전시회ㆍ사진집 발간도 준비
에베레스트 원정대 장비 등 소개
“‘등산강국이라는 나라에 왜 한글로 된 세계 등반사 서적 하나가 없나’ 하는 아쉬움은 이제 좀 가셨는데, 세계 등반사 속 한국의 발전과 위상을 객관적으로 쓴 책은 여전히 없더라고. 올해가 한국인이 에베레스트에 처음 오른 지 40주년인 해인데, 이런 책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2007년 국내 저자가 우리말로 펴낸 첫 세계 등반 역사서인 ‘알피니즘, 도전의 역사’를 쓴 이용대(81) 코오롱등산학교 명예교장이 10년 만에 개정증보판 ‘등산, 도전의 역사’를 냈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암벽등반을 즐기는 원로 산악인 이 명예교장은 “진정한 산악인은 산에만 오를 게 아니라, 그 감정을 표현하는 글도 쓸 줄 알아야 한다”며 “세계 등반계에서 높아진 위상만큼 이제 우리의 등산문화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했다.
개정증보판은 최근 10년간 세계 등반계에서 일어난 등반 기술 및 경향의 변화를 살피고, 새로운 자료 발굴을 통해 불분명했던 사건들을 보완했다. 특히 한국 근대 등반 태동기와 주요 등반 활동을 새롭게 기록해 세계 등반사 속에서 한국의 발전 과정와 위상을 객관적 시각에서 비교ㆍ서술했다.
“로열티를 지급하면서까지 관례상 해외 사진을 주로 쓰던 그간의 국내 산악 서적과 비교해 흩어져 있던 국내 산악인들의 해외 등반 사진을 거의 모두 수록했다는 점에서도 이 책의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 등반사에서 전환점이 된 ‘사건’으로 1977년 9월15일 77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해발 8,848m) 등정 성공을 꼽는다.
1786년 시작된 세계 등반사에서 변방에 머물던 한국의 등반사는 에베레스트 등정 이후 매우 급속도로 지평을 넓혔다. 한국은 에베레스트 첫 등정 이후 1990년대까지 전 세계 국가 중 에베레스트를 오른 등반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 그는 “현재 히말라야 14좌 완등자는 6명”이라며 “이 역시 전 세계 국가에서 가장 많다”고 말했다.
그가 올해 가장 공들이는 일 중 하나 역시 한국의 에베레스트 첫 등정 성공 40주년 기념행사다. 그는 산림청 산하 국립산악박물관이 올해 9월 개최 예정인 특별전시회와 기념집 발간 등에 자문 역할을 하고 있다.
틐별전시회에는 ‘여기는 정상,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는 말과 함께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에 오른 고 고상돈 대원과 당시 77에베레스트 원정대를 이끌었던 김영도 대장을 포함한 모든 원정대원들이 등정 당시 사용한 장비와 일기장 등을 전시할 예정이다. 또 당시 대원들이 등정 과정에서 찍은 각종 사진들을 전시하고, 기념집 역시 별도 발간할 계획이다.
이 명예교장은 “아직 특별전시회 일정이 구체적으로 잡히진 않았다”면서도 “에베레스트 첫 등정은 한국 등반사에서 가장 기념비적인 일인 만큼 국민 스포츠인 등산을 즐기는 이들 모두가 자축하는 행사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태무 기자 abcdef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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