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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홍수, 진흙더미에 수백명 매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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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대홍수, 진흙더미에 수백명 매몰

입력
2017.04.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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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밤 시간당 130㎜ 폭우 내려

모코아강 범람·산사태 마을 덮쳐

사망·실종자 최소 400명 넘을 듯

“겨우 목숨만 건졌는데…이젠 남은 게 하나도 없네요.”

이례적인 대홍수가 콜롬비아 남서부 국경 지대의 푸투마요주 모코아를 덮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생후 7개월 된 아들과 겨우 목숨을 건진 에두아르도 바르가스(29)씨는 집이 있던 자리를 보며 한숨만 내쉬었다. 오후 10시30분쯤 이웃들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바르가스씨 가족은 뒷산으로 피신해 진흙더미, 바위 등에 동네가 산산조각 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했다. 하지만 바르가스씨 가족은 그나마 행운이었다. 잠에서 깰 시간조차 없었던 주민 수백명은 그대로 진흙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콜롬비아 국가재난청에 따르면 이날 모코아를 휩쓴 홍수와 산사태로 최소 20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했다. 콜롬비아 적십자사가 집계한 사망자는 이보다 많은 234명 이상이다. 지난달 31일 밤 시작된 시간당 130㎜에 이르는 폭우로 모코아강과 도시를 둘러싼 3개 지류가 모두 범람했다. 이어 발생한 산사태가 가옥들을 덮치면서 인구 34만5,000명인 모코아는 아비규환에 빠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빠른 유속에 대형 승합차와 바위 등이 휩쓸려가는 현장 영상과 진흙더미에 초토화된 마을 모습 등이 올라오고 있다. 지역 주민 마리오 우살레(42)는 영국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실종된 줄 알았던 장모님이 집에서 2㎞ 떨어진 곳에서 온몸을 다친 채 발견됐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콜롬비아 당국은 군경 1,100여명을 투입해 추가 생존자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 200여명이 실종 상태다. 1일 헬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지역 비상사태를 선포, “불행하게도 실종자가 너무 많아 사망 규모가 계속해서 늘 수 있다”며 “이번 비극의 희생자들을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도움을 주겠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실종자 중에는 어린 아이들이 다수 포함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구조대의 사투에도 마을들로 향하는 주요 통로가 끊겨 당국의 노력은 난항을 겪고 있다. 도로의 80% 이상이 파괴된 가운데 도시에 진입하기 위한 교량 2개는 일부 손상ㆍ폐쇄됐다. 마을 전기와 수도 공급도 중단되는 등 구조 및 생존 주민들의 회복을 위한 기반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국가재난위험관리국(UNGRD)은 밝혔다. 자신의 집도 완파됐다는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로 모코아 시장은 “도시가 완전히 고립됐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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