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7%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두 자릿수 증가율도 3개월 연속 이어지며 최근 2년 연속 내리막을 치달았던 우리나라 수출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통관 기준 488억8,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수출액 기준으로 보면 2014년 12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대 실적이다.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한 건 5년 3개월, 두 자릿수 증가율이 3개월 연속 이어진 건 5년 6개월 만이다.
수출을 침체의 늪에서 건져낸 1등 공신은 반도체다. 반도체 수출액은 올 1월 63억달러, 2월 64억달러, 3월 75억달러로 3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지면서 반도체 수출단가와 물량이 상승한 게 주요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13대 주력품목 가운데 반도체를 비롯한 8개 품목이 수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규 유망품목인 화장품 수출액이 중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우려에도 4억5,000만달러의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도 수출 확대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대중국 수출이 5개월 연속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주요 교역국인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5.3%, 8.7% 감소했다. 지난달 1~20일 기준 무선통신기기와 자동차 부품의 미국 수출은 각각 -54.6%와 -22.1%로 큰 폭 하락했다. 반대로 반도체 제조장비, 농수산물 수입은 15% 넘게 늘었다. 이에 미국과의 무역수지 흑자가 작년 3월 27억5,000만달러에서 지난달(1~20일) 18억2,000만달러로 줄었다.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가 무역적자를 이유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미국에 대한 무역수지 흑자 폭 감소는 향후 통상전략 카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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