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일부 보안구역만 관리”
市 “공간 비좁아 추가 시설 곤란”
세월호가 거치된 전남 목포신항의 희생자 분향소 설치를 두고 유가족과 목포시가 엇박자를 내고 있다. 유가족은 최대한 세월호 가까이 마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시는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시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이다.
목포시민단체 33개가 모인 ‘세월호잊지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목포공실위)’는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에서 찾아온 추모 방문객들을 위한 임시분향소도 마련돼 있지 않다”며 “시와 정부는 더 이상 핑계 대지 말고 분향소를 설치하라”고 요구했다. 4.16가족협의회 및 4.16연대 측 역시 분향소가 설치되는 대로 희생자 사진 제공 등 분향소 운영에 협조할 예정이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결론이 나지 않아 답답해하고 있다.
목포시는 ‘분향소 설치는 찬성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문제’라며 난감해하고 있다. 목포공실위에서 분향소 설치를 요구하는 공간은 신항 북문 철책 앞. 세월호를 근접해 볼 수 있는 위치다. 이미 유가족 등이 사용하는 천막과 컨테이너가 임시 점유 형태로 설치돼 있어 시설물 추가 설치는 어렵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천막 오른쪽에 인도 및 도로가 비어있지만 사유지라 시가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수부는 자신들이 관여할 문제는 아니라고 한 발 빼고 있다. 해수부가 관리하는 구역은 세월호가 접안한 부두 일부 보안구역이지, 이 외 구역은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분향소 설치는 원칙적으로 목포시가 협의해야 할 문제”라며 “정부가 맡아 운영하는 안산, 정부 보조금이 나오는 팽목항과 직접 비교를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추모객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2일 오전 대구에서 왔다는 장윤기(56)씨는 “광화문에도 있는 분향소가 정작 세월호가 지척에 있는 신항에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목포시민 김윤지(27)씨도 “까치발로 누워있는 세월호만 보고 돌아가는 것 보다 희생자들에게 잠깐이라도 예를 갖추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목포=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