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업 혁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논의 초기 단계부터 노동자 단체가 함께 참여했기 때문이다. 인더스트리 4.0은 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니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헤닝 카거만 독일 공학한림원 회장은 최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호텔코엑스에서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본 한국형 4차 산업혁명 미래 모델’을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정부와 학계, 기업, 노조의 협력을 강조했다. 독일 정부가 2011년부터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제조업 성장 전략인 인더스트리 4.0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통한 완전한 자동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산업정책이다. 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인 SAP 회장을 역임한 카거만 회장은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한 인물이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에서도 공장의 완전 자동화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노동계의 우려가 있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노동계의 저항이 많았고 부정적이었지만 노조 단체가 참여해 서로 협력하면서 권고안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정부가 직접 접촉하기보다 학계에서 노동자 단체와 소통한 것이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자동화가 이뤄지면 반복 작업을 하는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고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기르기 위한 재교육이 필요하다”며 “단기 직업교육이 아닌 개인에 맞춤화된 교육, (직무에 따라 필요한 과목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한) 모듈식 교육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카거만 회장은 하나의 표준화된 플랫폼을 통해 모든 사회구성원이 소통하고 협력해야 데이터의 보안, 지적재산권 보호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데이터 기반의 모델일 텐데 기존 데이터와 물리적 자산을 스마트 데이터로 변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개방적이며 신뢰성 있는 표준화된 플랫폼이 있어야 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중소기업들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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