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전 대통령 사면ㆍ潘 전 총장 특사 발언에
문재인 측ㆍ심상정 후보 강력 비판
국민의당, 당 차원서 ‘구태정치’라며 반박
야권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및 반기문 전 유엔사무 총장 특사 관련 발언을 놓고 1일 온종일 설전을 벌였다.
안 전 대표는 전날 ‘박 전 대통령 사면을 검토할 여지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민 요구가 있으면 위원회(사면심사위원회)에서 다룰 내용”이라고 밝혔고, 지난달 30일 MBC 100분 토론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모실 것”이라고 밝힌 게 발단이 됐다.
안 전 대표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학적 발언’이라며 비판했다. 정진우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반기문 특사와 박근혜 사면이 안철수 후보의 자신감이었나”라면서 “대단히 정략적인 발상이고 새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을 배신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반기문ㆍ황교안으로 옮겨 다니던 갈 곳 잃은 표를 자신이 흡수해보겠다는 메시지가 반기문 특사”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캠프 권혁기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박 전 대통령 사면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늦게나마 부인한 건 다행이지만 최근 행보를 보면 사면 언급이 보도 과정에서 와전된 것으로 치부하기엔 꺼림칙한 구석이 많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공세에 국민의당도 이날 수 차례의 논평을 쏟아내며 맞대응했다. 김경진 수석대변인은 “지난 2월 민주당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의 불출마는 안타까운 일이며 봉직하며 쌓은 경륜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해주길 바란다’고 발표했다”며 “자기들이 예전에 무슨 말을 했는지는 확인해보라”고 반박했다. 또 “안 전 대표는 국민이 원하는 경우가 아니면 전직 대통령을 사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도 문 전 대표 측이 사실을 호도한다”면서 “명색이 유력 대선후보가 수준 낮은 황색언론의 행태를 따라 한다”고 직격했다. 안 전 대표의 국민캠프 김철근 대변인도 논평에서 ”뒤집어씌우기에는 알파고인 민주당과 문 전 대표의 능력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면서 “정치공학에 매몰돼 박 전 대통령의 명예로운 퇴진 보장을 운운한 사람은 문 전 대표”라고 지적했다.
양당 간 싸움에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도 가세했다. 심 후보는 페이스북에 “사면은 국민이 시끄러울 땐 잡아넣었다가 조용해지면 빼내 주자는 말”이라며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발상과 뭐가 다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국민의당 손금주 최고위원은 성명을 내고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과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또 구태 공작정치를 시작했다”며 “안 전 대표를 견제하려고 박 전 대통령 사면 운운하면서 색깔론을 입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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