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일본에서 발매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한국 출판계도 들썩이게 만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새 장편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한국어판은 문학동네에서 출간된다.
문학동네는 ‘기사단장 죽이기’의 일본 에이전시로부터 한국어판 출판 권한 결정을 받았다고 31일 밝혔다.
2권 이상 장편으로는 ‘1Q84’ 이후 7년만인 이 신작은 일본에서 초판으로만 130만부를 찍었다. 한국에서 ‘1Q84’ 선인세가 10억원, 2013년 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선인세가 16억원대로 추정된 점으로 미뤄 ‘기사단장 죽이기’ 인세는 2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일찌감치 나왔다.
하지만 하루키가 금액 조건만으로 출판사를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설명이다. 하루키의 일본 에이전시는 이날 문학동네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문학동네보다 높은 조건이 몇 곳 있었지만 문학 전문 출판사로서의 실적, 작품의 경향, ‘1Q84’의 판매 실적 등 다양한 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문학동네로 결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 출판계 관계자는 “하루키는 이전에 출간된 자신의 책을 미뤄 출판사를 결정한다. 민음사에서 출간됐던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이전에 같은 출판사에서 리뉴얼 버전이 나왔던 ‘노르웨이의 숲’과 비슷한 작품이고 ‘기사단장 죽이기’는 이전에 문학동네에서 나왔던 ‘1Q84’와 비슷하다는 평이 있어 문학동네에서 출간될 것 같다는 예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문학동네는 구체적인 선인세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출판 관계자들이 예상한 액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적지 않은 금액”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문학동네 관계자는 “이번 작품을 검토한 결과 몰입도와 흥미도, 문학성에서 ‘1Q84’와 비견할 만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1Q84’이후 작가가 작심하고 쓴 대작이라는 느낌이 들어 출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사단장 죽이기’ 한국어판은 여름쯤 출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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