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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눈물의 항구… “머리카락 하나라도 꼭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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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눈물의 항구… “머리카락 하나라도 꼭 찾고 싶어요”

입력
2017.03.3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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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29호 탄 미수습자 가족들

세월호 뒤따라가며 울먹ㆍ안도…

신항서 기다린 유가족 70여명

다가온 배 보며 “이제 시작이죠”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 호가 31일 오후 유가족들의 오열속에 목포신항에 접안하고 있다. 목포=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를 실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 마린 호가 31일 오후 유가족들의 오열속에 목포신항에 접안하고 있다. 목포=사진공동취재단

세월호가 ‘마지막 항해’에 나선 31일 새벽, 전남 진도에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졌다. 허다윤양 어머니 박은미(47)씨는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탄 무궁화29호 조타실에 맺힌 빗물을 보며 울먹였다. “아이들이 집으로 가는 날 비가 오네요. 제발 무사히 집에 갔으면 좋겠어요.” 세월호를 실은 화이트마린호가 연기를 뿜으며 오전 7시 목포 신항으로 마침내 출발했다.

조류와 파도에 따라 12~13노트(시속 22~24㎞)로 항해한 화이트마린호는 오전 8시 참사가 발생했던 맹골수도를 지났다. 이곳을 빠져 나가자 미수습자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단원고 교사 양승진씨 부인 유백형(56)씨는 “남편이 저 맹골수도 깊은 바닷속에서 3년 동안 있었다”며 “머리카락 하나라도 꼭 찾고 싶다”고 했다.

진도 인근 해역을 떠나 1시간30분 가량 시간이 흘렀다. 배는 이번 항해의 최대 난코스인 가사도 구간에 진입했다. 가사도와 인근 섬 사이 폭은 고작해야 600m 정도. 화이트마린호를 포함한 선박 7대는 좌우 일정한 간격으로 퍼져 빠져 나갔다. 이후 화이트마린호는 이날 최대 속도인 14.5노트(시속 27㎞)로 내달렸다.

낮 12시32분 무궁화29호 조타실 너머로, 목포 신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 안은 기대감으로 가득 찼다. 조은화양 어머니 이금희(48)씨는 "세상에, 저희 8시간 걸린다고 했는데 선장님 몇 시간 걸렸어요"라고 물으며 “이제 정말 다 왔다”라며 활짝 미소를 보였다.

오후 1시 세월호가 목포 신항에 도착했다. 참사 1,081일 만이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1시간30분 앞당겨졌다. 신항에는 세월호 유가족 70여명이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지척에 다가온 세월호를 본 유가족들은 “이제 시작이다”고 다짐했다. 오영석군 어머니 권미화(44)씨는 “아이에게 진실을 말해줘야 한다”며 “이제라도 아이들의 억울함을 풀 수 있게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훈군 아버지 박영배(56)씨는 “유가족들이 선체 안에 들어가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신항 울타리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매단 노란 리본 100여개가 나부꼈다. 리본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억울한 희생 끝까지 진실을 밝혀 주세요’ 등의 의지와 바람이 담겨 있었다. 신항을 찾은 추모객 200여명의 마음도 유가족과 같았다. 휴가를 내고 대구에서 왔다는 김유진(38)씨는 “이렇게 눈 앞에 올 수 있는 배가 왜 3년이나 걸렸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학생 배윤지(21)씨는 “직접 보니 너무 가슴 아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배가 뭍으로 완전 올라올 때까지 매일 올 계획”이라고 했다.

목포=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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