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리허설에서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한다.
새러 머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일 강릉에서 막을 올리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여자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 대회에서 우승을 노린다. 2016년 IIHF 랭킹 23위 여자 대표팀은 빈약한 저변의 한계를 뚫고 최근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7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을 상대로 사상 첫 승을 거뒀고, 이에 앞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는 세계 랭킹 8위의 독일과 대등한 경기(2-4패)를 펼치는 등 괄목상대할 발전을 이뤄냈다.
여자 대표팀은 상승세를 몰아 안방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정상에 오른다는 각오다. 2013년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B에서 우승, 디비전2 그룹 A로 승격한 대표팀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디비전2 그룹 A에서 정상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대회를 앞두고 우수인재 특별 귀화를 통해 대표팀에 합류한 캐나다 동포 공격수 박은정(캐롤라인 박)이 어깨 근막 파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역시 캐나다 동포 공격수 임진경(대넬 임)이 발목 부상의 여파로 경기 출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등 돌발 악재가 있지만 조직력과 최근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5전 전승으로 우승을 노린다는 각오다.
대표팀에서 가장 믿음직한 존재는 주전 골리 신소정(26)이다. 2013년 한국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처음으로 캐나다 대학1부리그(CIS)에 진출, 세인트 재비어대(StFX)의 주전 수문장으로 활약한 후 지난해 북미여자아이스하키리그(NWHL) 뉴욕 리베터스에 입단한 신소정은 지난해 여자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 4경기에서 경기당 평균실점(GAA) 0.75, 세이브성공률(SVP) 0.961을 기록하는 ‘철옹성’을 과시했다.
공격 라인에서 가장 주목할 이는 박종아(20)다.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중국전에서 0-1로 뒤진 1피리어드 막판 동점골을 넣은 데 이어 10번 슈터까지 가는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게임위닝샷(GWS)에서 결승골 포함 두 골을 작렬하며 짜릿한 3-2 역전극의 일등공신이 됐다. 강릉 출신으로 2007년 대표팀에 발탁 이후 처음으로 고향에서 열리는 경기에 나선다는 점에서 박종아의 활약에 더욱 기대가 높아진다.
우승으로 가는 첫 고비는 3일 오후 9시에 열리는 영국(21위)과의 2차전이다. 한국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영국을 상대로 첫 승(1-0)을 거뒀지만 2014년과 2015년 세계선수권 디비전2 그룹 A 대회에서 잇달아 1-3으로 패하는 등 역대 전적에서 1승4패로 열세에 있다.
최종전에서 만날 네덜란드는 지난해 디비전 1 그룹 B에서 최하위에 머물러 강등된 팀으로 이번 대회 출전국 가운데 세계 랭킹(19위)이 가장 높다. 그러나 네덜란드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카자흐스탄에 3-6, 중국에 1-3으로 패한 것을 고려하면 대표팀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상대로 여겨진다.
남북 대결은 6일 오후 9시에 열린다. 2003년부터 2014년까지 북한에 4전 전패를 당했던 한국은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 북한을 4-1로 꺾고 사상 첫 승을 거뒀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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