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31일 “다음 정부에서 제가 집권하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외교특사로 모시겠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대선후보 경선 마지막 TV토론이었던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다음 정부는 초기부터 외교 현안 해결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외교특사로 빠른 시일 내 중국과 미국, 일본 정부와 협상 틀을 만들고 국가간 관계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며 “외교적 현안을 빠른 시일 내에 풀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대표는 ‘반 전 총장과 사전 교감이 있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말씀 드린 바는 없다”면서도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흔쾌히 들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안 전 대표가 한 때 반 전 총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중도ㆍ보수층을 껴안으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 국민포럼’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2월 말 안 전 대표가 김성회 반딧불이 중앙회장을 만났을 때 한 발언”이라며 “반 전 총장과는 사전 조율이 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반 전 총장의 외교역량을 귀중하게 활용하고 싶다는 안 전 대표의 발언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 안 전 대표가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기상황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면서 “반딧불이는 안 전 대표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긍정 평가했다.
토론에서는 경선 경쟁자인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연대론을 제기하며 안 전 대표를 협공했다. 손 전 대표는 “정권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과도 동침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하는데, 혼자 하겠다는 것은 정권을 문재인한테 주겠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고, 박 부의장도 “안 전 대표의 자강론이 그대로만 실현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 “어떤 근거로 연합세력을 구축하지 않고, 국민에 의한 연대, 국민과의 연대를 주장하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안 전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우리 당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 그것은 호남과 영남의 많은 국민들께서 당이 스스로 서려는 노력들을 평가해 주신 것”이라며 “반대로 연대를 주장했던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지금 많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반박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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