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역시 탄핵만큼이나 국제적인 관심을 받았다. APㆍAFPㆍ로이터 등 주요 통신사는 31일 오전 3시30분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결정을 일제히 속보로 전했고 각 언론사도 비중 있게 다뤘다.
AP통신은 박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밀려나자마자 구속 수사를 받게 됐다며 법원의 구속결정을 “박의 또 다른 굴욕적 추락”이라 표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적 공주(political princess)였던 박 전 대통령이 극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감옥에 갇히는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방송은 “한국에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가 탄핵 후 체포되기는 처음”이라며 “역사적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지는 박 전 대통령이 재벌과 긴밀히 유착했으며 특히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 부회장 또한 이와 연관해 구속됐으며 혐의를 부인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문화전문지 버라이어티 또한 홈페이지에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소식을 크게 다루며 “박이 그를 지지하지 않는 문화계인사 9,000여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정부기관의 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언론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박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에도 관심을 드러내며 위신이 땅에 떨어진 박 전 대통령의 운명을 극적으로 묘사했다. WP는 “70제곱피트의 독방에서 한끼 1.3달러짜리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전했다. CNBC 등은 로이터통신의 2일 전 보도를 인용해 서울구치소를 ‘유명인사 용의자들이 주로 수감되는 곳’이라 소개하며 “박이 다른 수감자보다 상대적으로 큰 방을 받을 수는 있지만 식사와 방 점검은 동일하게 받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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