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과 말레이시아가 김정은 북한노동당 위원장 이복형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돌려보내기로 했다고 30일 공식 발표했다. 양국민의 출국 금지도 동시에 해제됐다.
양국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6개 항으로 된 공동성명을 게재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이 사망자(김정남)의 가족으로부터 시신과 관련한 모든 문건들을 제출하였으므로 말레이시아는 시신을 북한에 있는 사망자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데 동의하였다”고 밝혔다.
성명은 '사망자의 가족'이 어떤 내용의 문서를 제출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나집 라작 말레이 총리는 이날 저녁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가족의 편지'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나집 총리는 또 북한에 억류돼 있던 말레이시아인 9명이 이날 오후 7시45분(한국시간 오후 8시45분) 평양을 떠났으며 31일 오전 5시쯤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 머물고 있던 모든 북한인들도 말레이시아를 떠날 수 있게된다.
김정남 피살 사건을 놓고 단교(斷交)까지 거론하며 대립해온 양국은 사건 발생 45일 만에 관계 정상화에 공식 합의, 출국 금지 조치를 해제키로 함에 따라 현재 평양에 억류돼있는 말레이시아 외교관과 가족이 말레이시아로 돌아가는 것은 물론, 사건 용의자로 주말레이 북한대사관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현광성 2등 서기관과 김욱일 고려항공사 직원은 평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양국은 또 “두 나라는 무사증(비자)제를 재도입하는 문제를 긍정적으로 토의하기로 하였다”고 발표했다. 말레이는 2009년 북한과 비자면제협정을 맺었으나 사건 이후 갈등이 고조되자 지난 6일자로 이 협정을 파기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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