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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육특기자 공부 병행토록 학사관리 엄격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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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체육특기자 공부 병행토록 학사관리 엄격히 해야

입력
2017.03.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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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 이상 학사경고를 받고도 대학을 졸업한 체육특기자가 400명 가까이 된다는 교육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최순실씨 딸 정유라, 조카 장시호씨처럼 터무니없는 학사 특혜를 받은 체육특기자가 이렇게 많다니 기가 막힐 따름이다. 체육특기자 학사 관리를 대폭 강화하는 한편으로 운동선수가 공부를 병행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

교육부가 체육특기자 재학생이 100명 이상인 17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3회 이상 학사경고를 받고도 제적되지 않고 졸업한 학생이 394명이다. 장기간 입원과 프로구단 입단 등으로 수업에 참가하지 않았는 데도 출석으로 인정받고 학점을 받은 재학생 특기자는 332명이나 됐다. 학교 당국과 교수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5개 대학에서 대회 출전과 군 입대 등으로 시험을 볼 수 없는 체육특기자들을 대신해 교수가 시험을 보고 과제물도 대신 제출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만 보면 “체육특기자 문제가 만연해 있는데 이화여대 총장과 교수만 탓하는 것이 형평성에서 옳은지 의문”이라는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의 푸념을 무시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교육부는 특혜를 준 교수들의 징계를 대학에 요구하고 시험 대리 응시 등의 혐의가 있는 교수와 학생은 고발하겠다고 했다. 당장에는 이런 사후 조치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운동선수도 공부를 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특기자 제도는 체육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을 발굴해 엘리트 체육인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다 보니 상급학교 진학 시 학업성적보다 체육 특기를 주로 평가한다. 체육특기자 학사관리 특혜도 이 같은 운동 능력의 절대화와 관련돼 있다. 대회 성적과 유명 선수의 명성을 학교 마케팅에 이용하는 것 또한 특혜의 요인이다.

외국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운동 선수라도 학력 수준과 출석이 기준에 못 미치면 졸업할 수 없다고 한다. 우리 대학도 체육특기자가 평생 선수로만 살아갈 수 없으므로 훗날 다양한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지식과 교양을 쌓게 해야 한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초ㆍ중ㆍ고생은 일정 이상의 학력이 돼야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한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 역시 대학 선수들이 직전 두 학기 학점 평균이 C 이상 돼야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학은 체육특기자들이 공부와 담을 쌓도록 방치하고 부추길 게 아니라 공부도 열심히 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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