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나왔다. 사상 첫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이날 오전 10시 20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출발한 지 11분만에 법원에 도착한 박 전 대통령은 포토타임도 갖지 않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박 전 대통령의 이날 외출은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검찰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외부에 나온 이후 두 번째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과 부인 서향희 변호사도 이날 오전 9시35분쯤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방문해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이 동생 박씨와 만난 것은 2013년 2월25일 제18대 대통령 취임식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에도 박 전 대통령의 미용담당인 정송주, 정매주 자매가 삼성동 자택을 다녀갔다. 박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나서기 약 3시간 전인 오전 7시 10분께 들어가 1시간 20분 정도 머물다 오전 8시 35분께 자택에서 나왔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돌아온 22일을 제외하고는 지난 14일부터 매일 아침 박 전 대통령 자택로 출근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정 자매의 삼성동 출근도 30일이 마지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30분께 친박 의원들인 자유한국당 조원진·최경환·윤상현·김태흠·이완영·유기준·이우현 의원이 삼성동 자택에 모였다.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새벽부터 자택 앞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지지자 30여명은 아예 길바닥에 드러누워 “우리가 죽더라도 대통령을 살려야 한다”고 외치기도 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차량이 자택을 떠날 무렵, 경찰에서 설치한 차단선을 넘으려고 시도하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첫 번째 외출은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하던 때였다. 그는 21일 오전 9시 24분 검찰에 출두해 포토라인 앞에 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성실하게 검찰 조사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출석 21시간만인 22일 오전 6시 54분 청사 밖으로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이 내려진 지 사흘만인 12일 저녁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자택으로 향했다. 21일 박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한 검찰은 27일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비밀누설 등 13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첫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는 31일 새벽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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