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콜 치료 받다 알게 된 남녀
정선 여관서 소주 62병 마셔
“죽을 때까지 술을 마시자”며 강원 정선군의 한 여관방에서 11일간 60병이 넘는 소주를 들이킨 남녀 가운데 40대 여성이 숨졌다.
강원 정선경찰서는 29일 낮 12쯤 고한읍의 한 여관에서 박모(4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3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와 함께 술을 마신 최모(41)씨의 어머니로부터 ‘박씨가 죽은 것 같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보니, 객실 화장실에 외상 없이 숨진 채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전북 김제의 한 알코올 치료센터에서 알게 된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술을 마셔보자며 지난 19일 정선으로 여행을 왔다. 정선에 도착해 곧장 여관으로 향한 박씨와 최씨는 11일간 360㎖ 소주 32병과 1.8ℓ 6병을 나눠 마셨다. 시중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소주 360㎖로 환산하면 무려 62병을 들이킨 셈이다. 이들은 여관에 묵으면서 최씨가 숙박료 지급과 부족한 술과 안주를 사기 위해 두 차례 외출했을 뿐, 박씨는 단 한번도 객실 밖으로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경찰에서 “술을 마시다 화장실에 간 박씨가 숨을 쉬지 않아 어머니에게 다급히 전화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숨진 박씨에게 별다른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으로 볼 때, 장시간 제대로 식사를 하지 않고 술을 마시다 이상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다.
정선=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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