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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건강 보살피는 보건교사에 남녀가 따로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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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건강 보살피는 보건교사에 남녀가 따로 있나요”

입력
2017.03.3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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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호 남성보건교사 김찬현씨

경복고 첫 출근날 학생들 ‘깜짝’

“남학생 교육ㆍ진료에 이해력 높아

마음까지 보듬는 교사 되고 싶어”

서울 지역 1호 남성 보건교사인 김찬현(오른쪽)씨가 서울 경복고에서 학생을 진료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서울 지역 1호 남성 보건교사인 김찬현(오른쪽)씨가 서울 경복고에서 학생을 진료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 제공

학교에서 학생들을 진료하는 보건교사를 상상한다면 ‘여성’ 교사를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같은 편견을 깨겠다는 포부로 서울 지역 ‘1호’ 남성 보건교사가 된 이가 있다. 이달 초 서울 경복고에 임용된 김찬현(29) 교사다.

30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다른 지역에서는 최근까지 7명의 남성 보건교사가 배출됐지만, 서울에선 김 교사가 처음이다. 김 교사는 경기 여주대 간호학과를 차석 졸업한 후 3년 간 중등교사 임용시험을 준비, 지난해 8대 1의 경쟁을 뚫고 꿈을 이뤘다.

한국 교육 현장에서 남성 보건교사는 익숙지 않은 존재다. 이달 초 김 교사를 맞이한 경복고 구성원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김 교사는 “첫 발령을 받은 2일 학생 1명이 찾아왔는데 흠칫 놀라면서 ‘여기 보건실 맞느냐’고 물었다”며 “동료 교사들 사이에서도 남성 보건교사로서 어려움이 많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고 털어놨다.

김 교사는 그러나 우려의 시선은 기우일 뿐이라고 설명한다. 남성 보건교사로서 되레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간호대 재학 시절부터 보건교사가 된 지금도 남성이라는 점은 내가 극복해야 할 중요 과업”이라며 “특히 경복고는 남자 고등학교라 보건교육이나 진료 때 학생의 심리나 신체에 대한 이해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호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편견을 불식시킬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새내기로서 김 교사의 목표는 학생들의 외상이나 질환뿐 아니라 마음의 병까지도 치유하는 것이다. 김 교사는 “학창시절 학교 실습 때 매일 보건실에 찾아와 복통을 호소하는 학생이 있었는데, 관심을 갖고 상담을 하다 보니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모습을 발견했다”며 “교육자인 동시에 의료인으로서 학생들의 몸과 마음을 정성스레 보듬을 수 있는 참된 교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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