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의 중견 여성 직원이 중국 정보원들로부터 금품을 받고 그 대가로 비밀정보를 넘긴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미국 언론은 29일(현지시간) FBI가 국무부의 유럽ㆍ유라시아국에서 근무하는 캔디스 클레어본(60)을 전날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법무부가 공개한 58쪽의 기소장에 따르면 클레어본은 중국 정보원 2명에게 ‘미ㆍ중 경제대화’ 자료 등 미국의 대 중국 정책관련 민감한 정보를 넘기고 비밀리에 돈과 선물을 받았다.
1999년부터 국무부에서 일해온 클레어본은 중국, 이라크, 리비아, 수단의 대사관ㆍ영사관 등에서 근무했는데, 2011년부터 현금 2,480달러(약 276만원)와 노트북, 휴대폰 등을 중국측으로부터 받은 혐의다. 또 가족 중 한 명은 중국 상하이에 유학하면서 5만달러(5,600만원)에 달하는 수업료와 가구가 비치된 아파트를 역시 중국 정보원들로부터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족은 중국에서 범죄에 연루됐을 때 중국 정보원 도움으로 조사를 피하고 미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수사당국은 “(가족에게 취해진) 이례적인 조치를 감안할 때 클레어본에게 접근한 정보원들이 중국 정부 안에서 분명히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미 언론에 따르면 FBI는 불법 행위를 찾아내기 위해 수사관을 중국 정부 관계자로 위장시켜 클레어본에게 접근시켰다. FBI의 함정수사에서 클레어본이 국무부에 알리지 않은 채 중국 정부 관계자로 위장한 수사관을 비밀리에 접촉한 사실이 확인되며서 꼬리가 잡혔다.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20년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지만, 클레어본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택 연금상태인 그는 금품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지만 중국 정보원에 넘긴 내용에는 비밀정보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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