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추픽추와 더불어 고대 잉카 제국의 심장부로 통하는 ‘신성한 계곡(Valle Sagrado de los Incas)’은 가히 잉카식 멀티플렉스다. 비옥한 우루밤바 강의 젖줄에 녹아 든 안데스 마을과 잉카 유적지의 집합소로, 자연스레 결정 장애를 일으킨다. 매정하게 평가해봤다. 어떤 곳이 달고, 어떤 곳이 쓴지.
다중적인 잉카의 매력, 친체로(Chinchero)
잉카식 건축물과 유적지, 인디오 시장, 충격적인 계단식 논, 가정의 직조 풍경, 17세기 초 교회···. 깡촌 마을이 주는 다중적인 매력은 강하다. 이곳에서 무지개가 탄생했다는 전설도 신빙성 있게 들릴 정도. 천체로 시장 구경하기(http://bit.ly/2nbt9Ia)
입장료_투어리스트 티켓에 포함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_★★★★☆
뿌리다: 시장의 안쪽, 오픈 키친(?) 앞에서 현지인과 식사 한 끼 강추
탕탕: 미사가 열리는 일요일에 방문하길. 교회 실내에서 환상을 볼 것이다.
버킷리스트 0순위, 살리네라스 데 마라스(Salineras de Maras)
산비탈에 건설된 계단식 소금 밭이라니! 첩첩산중에서 돌연 초록빛깔 카펫이 출연해 아찔한 감동을 준다. 잉카 시대에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마라스 마을 주민이 밭을 할당 받고 수익금을 나누는 협동조합 형태.
입장료_7솔(약 2,400원)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_★★★★★
뿌리다: 첫 전망이 전부인 줄 알았건만, 가까이 갈수록 감동의 후폭풍.
탕탕: 빛에 따라 세심하게 달라지는 컬러가 압권. 자연 속 백금을 보았다.
잉카식 농업연구소? 수수께끼의 모라이(Moray)
컴퍼스로 정확한 원형을 그려낸 인상의 계단식 유적지다. 무궁히 드넓던 속으로 진입하면, 모든 기운이 나에게로 집중되는 기이한 공간감이 있다. 탄생의 목적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농작물마다 다른 기후 조건을 맞추려는 연구용 논이 아니었을지, 잉카인의 천재성을 추측할 뿐.
입장료_투어리스트 티켓에 포함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_★★★☆☆
뿌리다: 묘하게 가슴이 뭉클거린다. 한참 명상했다.
탕탕: 진정한 기술은 자연을 깊이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나오는 법. 잉카인에게 경외의 박수를.
옛날옛적 피의 제단, 켄코(Q’enqo)
자연 발생한 돌기둥 군단은 산 제물을 바쳐 신과 내통한 잉카인의 제단이다. 축제, 기념행사가 있거나 제례 시 돌기둥 위로 난 불규칙한 홈을 따라 희생양(특히 야마)의 피를 흘려버리곤 했다. 동굴 안쪽으론 옥좌와 제물을 올린 단도 있다. 당시의 경건함을 느끼기엔 마음도 캄캄한 동굴 속이다.
입장료_없음
사적인 평가_★☆☆☆☆
뿌리다: 무식해 보일까 봐 본능적으로 의미부여도 해보았지만…
탕탕: 동굴 외 아무것도 없음.
강미승 여행칼럼니스트 frideameetssome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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