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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대기장소 어디... 법원, 과도한 예우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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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대기장소 어디... 법원, 과도한 예우 안해

입력
2017.03.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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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사 구치감이 유력

영상조사실ㆍ검사실도 가능성

박 전 대통령 측선 휴게실 타진

강부영 영장판사 결정에 달려

법원 첫 전직 대통령 맞이 비상

박근혜 전 대통령이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서 결과를 기다릴 대기장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인해 한 순간 나락으로 추락한 박 전 대통령의 처지를 보여주는 극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다.

유력한 곳은 박 전 대통령이 이달 21일 소환 조사를 받은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구치감이다. 영장심사 법정에서 불과 수백 미터 거리여서 경호가 용이하다. 그렇게 되면 이론적으로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 구치감에서 다른 피의자들과 함께 다음날 새벽이나 아침까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도 전개될 수 있다. 물론 전직 대통령 예우상 모양새가 좋지 않을뿐더러 안전상 우려도 있어 검찰이 구치감을 비워둘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인지 박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측에 청사 10층 휴게실(1002호) 대기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문을 받은 조사실(1001호) 바로 옆 공간으로 간이침대도 있다. 검찰이 유치장소를 결정하는 강부영 영장전담판사에게 영장심사가 끝날 때쯤 적정한 장소 2, 3곳을 정해 의견을 내기에, 변호인 측이 박 전 대통령의 심적 부담을 덜 수 있는 곳을 타진한 것으로 보인다. 휴게실 외에 영상녹화조사실이나 검사실도 대기장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도 일각에서 나온다. 하지만 검찰이 ‘특혜 제공’ 시비에 시달릴 게 뻔해 구치감으로 의견을 낼 가능성이 크다.

법원과 가까운 서초경찰서 유치장도 고려 대상으로 언급된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들은 통상 검찰청 구치감이나 서초서 유치장에서 결과를 기다린다. 당일 서초서 유치장을 비우고 박 전 대통령 혼자 대기하게 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서초서 관계자는 “통보가 전혀 없어 현재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상 영장심사를 받은 피의자는 심문 뒤 검찰청의 구치감이나 인근 경찰서, 구치소 중 판사가 지정한 곳에서 대기하며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장 결과를 기다렸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도 거론되지만 가능성은 낮다. 서울중앙지법 한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경우, 자체 구치감이 없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특수한 사례”라며 “경호 문제가 있는 전직 대통령에 대해선 법원 인근 장소가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와대 경호팀은 박 전 대통령이 영장심사 출석 의사를 밝힌 28일부터 이틀간 법원을 찾아 예상되는 대기장소 동선을 꼼꼼히 점검하고 법원과 협의했다. 법원 측은 영장심사 과정에 과도한 예우로 공연한 시비가 일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은 영장심사 법정과 가장 가까운 법원 청사 서관 4번 출입구를 통해 걸어서 3층 321호 법정에 올라가 심문을 받은 뒤 이 출입문을 통해 유치장소로 나가게 된다. 일반 피의자와 다름없는 절차에 따라 심문을 받으며 출석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이다. 당일 예정된 다른 재판 역시 그대로 진행된다.

29일 청사 안전과 보안에 비상이 걸린 법원 실무진들이 청사 서관 4번 출입구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논의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법원은 이날 오후부터 검찰청과 가까운 법원 정문과 청사 서관 쪽을 폐쇄하는 등 하루 종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김민정 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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