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9일(현지시간) 스마트폰 전면의 80% 이상을 화면으로 꽉 채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ㆍS8플러스를 공개했다.
갤럭시S8은 외관부터 기존 갤럭시S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디자인을 내세웠다. 주변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해 화면 몰입감을 극대화한 일명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다. 삼성전자는 몰입감을 극대화한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로 완전히 새로운 스마트폰 디자인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다.
홈버튼 없애고 ‘베젤리스’ 구현
삼성전자는 소비자들이 한 손으로도 안정감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갤럭시S8의 크기를기존 갤럭시S7과 거의 동일하게 맞췄다. 하지만 각각 5.8인치(갤럭시S8), 6.2인치(갤럭시S8플러스) 크기의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덕분이다.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디스플레이가 모서리 쪽으로 둥글게 휘어지는 엣지 디스플레이로 화면 좌우 테두리(베젤)을 최소화한 데 이어, 상하 베젤도 카메라와 스피커만 들어갈 수 있는 자리만 남기고 거의 없앴다. 그나마 남아있는 베젤은 전부 검은색을 입혀 화면이 꺼져 있을 때는 전면 전체가 디스플레이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기존 갤럭시S 시리즈에서 화면 아래 쪽에 붙어있던 네모난 홈버튼을 없애고 화면 안에서 터치 방식으로 구동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이 때문에 ‘화면만으로 꽉 찼다’는 인상을 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앞 면 전체에서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83.3%, 83.9%로 갤럭시S7(약 73%) 보다 훨씬 커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인피니티 디스플레이 특성을 활용해 엣지 라이팅’이라는 기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디스플레이 엣지 부분의 엣지부의 부드러운 색상 변화를 통해 알림 정보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기능이다. 이 기능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알림이 오더라도 사용자의 몰입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화면비, 왜 18.5대 9인가
현재 스마트폰의 가장 일반적인 화면 비율인 16대 9다. TV 프로그램이나 웹 콘텐츠가 16대 9 화면비로 제작되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인데, 아직 대다수 영화는 21대 9의 화면 비율로 제작되고 있고 최근에는 일부 드라마 등 방송으로도 확대되는 추세다. 이처럼 가로로 긴 영상을 기존 16대 9 디스플레이에서 재생할 경우 영상의 가로 폭 기준으로 화면이 맞춰지면서, 화면 위 아래에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검은 공간이 나타나게 된다.
갤럭시S8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했다. 즉 21대 9 콘텐츠와 16대 9 콘텐츠를 모두 최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18.5대 9의 화면비를 보고 이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S8은 갤럭시S7 대비 실제 화면 크기가 18% 커졌지만 21대9 영상을 재생할 경우는 전작 대비 36% 크게 볼 수 있다.
이런 인피니티 디스플레이의 시각 경험은 게임으로도 확대될 예정이다. 18.5대 9 화면비를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빈 공간 없이 화면 가득 게임이 펼쳐져 더 신나게 즐길 수 있다.
세로로 길어진 화면, 멀티미디어에 제격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영상 감상뿐 아니라 정보 확인에도 유용하다. 인터넷, 사진첩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모바일 메신저까지 많은 앱 화면은 위아래로 밀면서 보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세로로 긴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웹사이트를 보거나 문서를 읽을 때 한번에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확인 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사진과 함께 더 많은 글자가 한 화면 안에 들어오고, 카카오톡에서 더 긴 분량의 친구 목록과 대화 내용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여러 개의 앱을 한번에 사용하는 멀티 윈도우도 보다 편리해졌다. 가령 화면을 위 아래 두 개로 분할해 위쪽에서 동영상을 감상하면서 아래 쪽에서는 문자 메시지에 답장을 보낼 경우, 기존에는 자판을 실행하면 동영상이 가려졌지만 갤럭시S8에서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갤럭시S8ㆍS8플러스에 새로 추가된 ‘스냅 윈도우’는 앱에서 원하는 영역을 선택해 화면 상단에 시킨 뒤 나머지 화면에선 다른 앱을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고정된 화면비가 아니라 내가 필요한 비율 만큼만 선택할 수 있어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부분이나 야구 실시간 중계 부분, 주식 앱의 주가 부분 등 만 선택해 스냅 윈도우로 고정해 놓으면 다른 앱을 쓰면서도 수시로 변동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인피니티 디스플레이는 어떻게 가능했나
전면의 50% 이상을 디스플레이가 차지하게 된 것은 터치 사용자경험(UX)이 가능했던 10여년 전부터이다. 이 후 지속적으로 더 큰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휴대폰이 나오긴 했으나 수 년째 디스플레이 비중이 70% 대에서 커지지 못했고, 디자인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전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인피니트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 위해 가장 고민했던 건 베젤이었다. 베젤은 스마트폰 내부에 빼곡히 탑재돼 있는 필수 부품과 배선을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삼성전자는 베젤을 최소화하고 인피니트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위해 모든 부품을 더 작게 만들고 스마트폰 내부의 설계를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 디스플레이 뒤에 위치할 수 있도록 바꿨다.
여기에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기존 물리적 홈버튼과 기능이 같은 압력인식 홈버튼을 구현해 디스플레이를 키우면서도 소비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했다. 사용자가 어떤 화면에서든 기존 홈버튼이 위치한 부분을 누르면 압력 감지기(센서)가 이를 인식해 진동한다.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하다 홈 화면을 열고 싶거나, 화면이 꺼져있을 때 홈버튼 위치를 누르면 스마트폰 홈으로 가거나 화면을 켤 수 있다.
갤럭시S8ㆍS8플러스는 큰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을 뿐 아니라 화질도 뛰어나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모바일 기기 중에서는 최초로 울트라고화질(UHD) 얼라이언스로부터 ‘모바일 HDR 프리미엄’ 인증을 획득했다. HDR은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밝은 곳은 더 밝게 보여주는 기술이다.
뉴욕=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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