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S8 해부] 음성ㆍ터치ㆍ촬영 다 알아듣는 AI 비서 ‘빅스비’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갤럭시S8ㆍS8플러스를 통해 첫 발을 내딛었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통해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는 터치가 아닌 새로운 방식으로 사람이 스마트폰과 소통하는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ㆍS8플러스 공개와 도이에 AI 비서 빅스비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ㆍS8플러스에 기본 탑재된 갤러리, 전화/연락처, 설정, 메시지, 카메라 등 삼성전자 자체 응용 소프트웨어(앱)을 시작으로 빅스비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빅스비는 스스로 학습하며 지속 발전하는 딥러닝 기술 기반으로 개발됐기 때문에 이용자가 쓰면 쓸수록 발전할 것이라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8ㆍS8플러스 왼쪽에 빅스비 전용 단추를 달아 직관성을 높였다. 사용자가 이 전용 단추를 꾹 누르거나 “빅스비”라고 부르면 빅스비는 사용자의 명령을 들을 준비를 마친다. 그러면 사용자는 원하는 작업을 말로 명령할 수도 있고, 터치를 하거나 직접 글자를 입력해 주문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코랄블루. 제품 왼쪽에 빅스비 전용 단추가 달려 있어 이를 누르면 빅스비가 실행된다. 여기서 단추를 누른 채로 명령을 내리면 빅스비가 이를 알아듣고 수행한다. 삼성전자 제공

음성ㆍ터치ㆍ촬영 등 원하는 방식으로 명령

빅스비는 손가락 터치뿐 아니라 음성, 카메라, 문자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을 단순 기기가 아니라 하루를 함께하는 동반자로 인식한다는 소비자 조사 결과를 반영해 기획했다”며 “검색이나 대화에 초점이 맞춰진 음성 비서 서비스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사용자가 소통하는 ‘인터페이스’로 빅스비를 발전시켜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현재 터치로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음성으로도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 음성과 터치, 텍스트 등을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조합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음성 명령으로 갤러리에서 원하는 사진을 찾고, 특정 사진을 터치로 선택한 뒤 다시 음성 명령으로 연락처에 저장된 사람에게 보낼 수 있다.

카메라로 찍으면 정보 보여주고 쇼핑도 연결

빅스비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사물, 이미지, 텍스트, QR코드ㆍ바코드 등을 카메라로 인식해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카메라 앱 혹은 갤러리에 촬영된 이미지 하단에서 ‘빅스비 비전’ 아이콘을 터치해 실행하거나 빅스비 홈에서 바로 빅스비 비전을 실행하면 된다.

‘쇼핑’ 기능도 제공한다. 가령 콜라병 사진을 찍을 경우 병 위에 쓰여 있는 빅스비가 ‘콜라’라는 문자만 추출해 주기도 하고, 해당 콜라를 살 수 있는 쇼핑몰로 연결해 주기도 한다. 쇼핑 기능은 한국, 미국, 영국 등에서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며 한국에서는 간편결제 삼성페이 ‘쇼핑’ 앱으로 바로 연결된다. 미국, 영국 등은 아마존과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빅스비를 통해 지역 명소(랜드마크) 등 장소에 대한 정보도 제공받을 수 있다. 랜드마크 주소뿐 아니라 해당 장소의 흥미로운 요소와 주변 정보를 제공해준다. 장소 인식은 삼성 자체 소프트웨어 기술로 구현되었으며, 장소에 대한 정보는 포스퀘어 등과 협력으로 제공될 예정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사용자가 삼성 인터넷을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할 경우, 빅스비가 인식한 사물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더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친구 집에서 특정 의자를 촬영하면 빅스비가 의자를 인식하고 유사한 의자 이미지를 모아 보여주거나, 구매할 수 있는 곳과 가격 정보를 제공한다.

삼성전자 갤럭시S8 측면. 삼성전자 제공

비서처럼 주요 일정 알려주고 콘텐츠 관리도

빅스비는 개인 비서와 같이 사용자의 상황에 맞는 알림을 제공하고, 사소한 것도 잊지 않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어 이용자가 “매일 저녁 10시가 되면 약 먹으라고 알려줘”라고 빅스비에 명령해 두면, 저장된 시간에 해당 내용을 일깨워 준다. 또 “삼성모바일샵에 가면 세일 쿠폰이 있다고 알려줘”라고 입력하면, 이용자가 삼성모바일샵 근처에 다다를 경우 위치를 파악해 빅스비가 알림을 준다.

이용자는 홈화면에서 손가락을 오른쪽으로 쓱 밀면 평소에 즐겨 사용하거나 그에게 유용한 콘텐츠나 앱을 한 화면에 모은 ‘빅스비 홈’을 실행할 수 있다. 빅스비 전용 단추를 짧게 눌러도 실행 가능하다.

빅스비 홈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쉽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주 사용하는 연락처나 부재 중 수신 전화 정보도 확인할 수 있으며 가장 최근에 즐긴 음악이나 동영상 정보를 제공한다. 현재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영상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또 페이스북, 트위터, 포스퀘어 등과 협업해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검색 키워드와 뉴스를 보여줄 수 있다.

뉴욕=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29일 미국 뉴욕 링컨센터에서 인공지능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