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45억원 상당 동전 도난 경위 드러나
첨단 보안시설 무용지물… 내부 조력자 수사
최첨단 보안장치가 된 박물관에서 밧줄, 사다리, 손수레로 무게 100㎏인 순금 동전을 훔치는 데 성공할 수 있을까.
지난 27일(현지시간) 새벽 3시30분쯤 베를린 보데박물관에서 사라진 400만 달러(약 45억원) 상당 순금 동전이 도난된 경위가 점차 드러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현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최소 2명인 범인들은 박물관이 철로 근처에 위치한 점을 이용해 범행을 시도했다고 보도했다. 박물관 옆 철로가 일요일 막차 시간인 새벽 1시 12분에서 월요일 첫차 시간인 4시 13분까지 약 3시간 정도 비는데, 범인들은 그 사이 사다리를 이용해 박물관 3층 창문으로 들어갔다. 3층 창문은 경비원들이 이용하는 탈의실로 연결돼 있는데 범인들은 약 100m 정도를 걸어가 범행 현장으로 진입했다. 이들은 순금 동전을 둘러싼 방탄 유리를 큰 망치 같은 단단한 물체로 깨뜨려 순금 동전을 챙긴 후 진입할 때와 같은 경로로 망친 것으로 추정된다. 순금 동전을 들고 박물관을 빠져나간 이후부터는 손수레에 순금 동전을 싣고 선로를 따라 100m 정도 달려 몽비쥬 공원 근처에 도착했다. 순금 동전이 바닥이 떨어졌던 자국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은 동전을 실수로 떨어트렸고 동전이 손상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첨단 보안시설이 갖춰진 박물관에서 이런 ‘전통적 방법’으로 고가의 전시물이 도난당한 점에 대해 경찰은 내부자의 정보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박물관 폐쇄회로(CC)TV가 경비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마비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주변 CCTV 영상 확보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무게 100kg, 지름 53㎝, 두께 3㎝의 순금 99.999%로 ‘빅 메이플 리프(커다란 단풍잎)’라는 애칭을 가진 이 동전이 다시 박물관으로 돌아올 확률은 희박해 보인다. 경찰 측은 “기술적으로 순금 동전을 녹이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미 녹였을 경우도 고려하고 있다.
구단비 인턴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