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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 부담 덜고 환경 살리는 숨은 자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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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민 부담 덜고 환경 살리는 숨은 자원 찾기

입력
2017.03.2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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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규 유용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장

어린 시절, 동네 놀이터 모래밭에서 친구와 자석에 들어붙는 클립이나 쇳조각을 얻겠다고 시간가는 줄 모르던 추억이 생생하다. 모래 위로 이리저리 자석을 대어 끌려 올라오는 물체를 신기해하며 누가 더 많이 건져내나 어설프게 경쟁하곤 했다. 친구들과 마주 앉아 모래 놀이터에서 하던 자석놀이가 이제는 현실에서 정책으로 활용돼 ‘도시 광산(Urban Mine)’을 이루고 있다.

사용하고 버린 폐가전 제품에서 자원을 얻는 도시광산은 천연광산보다 더 효율적, 안정적으로 자원 채취가 가능하며, 온실가스 총 발생량도 크게 줄여준다. 특히 폐가전 제품을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면 금, 구리, 리튬, 니켈, 주석, 희토류 등 45종의 금속을 재추출해 자원화할 수 있다. 현재 재추출의 연간 가치는 4조원 규모에 이르고 있으며, 잠자는 자원을 모두 채취할 경우의 총 경제 가치는 40조원을 넘는다.

이러한 도시광산의 중요성은 지난 2012년 시작된 ‘폐가전 무상 방문 수거사업’과 함께 본격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부존자원이 절대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다. 천연광산은 드넓은 땅속 어디에 유용한 자원이 있는지 탐사로부터 시작되지만, 도시광산은 집안 구석구석 산재해 있는 게 확실한 자원을 한 곳으로 모으는 수거 방책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국내 환경문제 해소와 자원 재활용 촉진을 위해 환경부가 시작한 이 사업은 소비자가 폐가전 제품을 배출할 때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콜센터 등을 통해 예약하면 전담반이 방문해 수거한다. 이후 재활용업체에서 최대한 유용자원을 회수하고 나머지는 환경적으로 적절하게 폐기한다. 기술개발자들은 고부가 회수기술과 친환경 최종 폐기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냉장고, 에어컨 등의 무거운 폐가전을 배출 장소까지 직접 옮기지 않아도 되고, 대당 최대 1만5,000원의 폐기물 처리 스티커를 구매, 부착하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 가전제품은 물론 진공청소기, 전자레인지 등 소형 가전제품까지 병행 수거할 수 있어 이용하는 국민의 만족도가 매우 높다. 수거 실적도 2013년 6,740톤에서 2016년 4만9,000톤으로 대폭 증가했다. 냉장고가 55.7%로 가장 많았고 TV 21.1%, 중소형 가전 13.1%, 세탁기 8.5% 순이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편익도 3,560억 원에 이른다.

폐가전의 수거부터 재활용까지 환경부가 직접 관여하는 게 현재로선 가장 타당한 방법이다.수은, 납 등 유해한 중금속이 불법 방치되거나 온실가스 주범인 냉장고, 에어컨 등의 폐냉매가 비환경적으로 처리되는 사례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폐가전 무상 방문 수거라는 체계적 경로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량은 35만5,217톤이다.

정부는 더 많은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실수거량이 많은 기초단체는 더 자주 수거하게 하고, 이사철에는 휴일 수거까지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농어촌 등 노년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은 마을 이장이 일괄적으로 접수와 배출을 돕게 하고, 농한기 집중 방문 수거도 진행할 예정이다.

선진국들은 환경위기, 에너지위기, 자원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자원순환사회로의 전환을 추진하였다. 독일은 이미 2010년 생활폐기물 매립률 0.4%를 달성하였고, 일본도 3% 수준으로 낮춘 바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지만, 내 집에서 버려지는 폐가전제품을 제대로 잘 버리는 것만으로도 환경보존과 자원확보라는 두 가지 의미 있는 일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다음 세대의 터전인 우리 국토를 잘 보전하고, 하루 1조원에 이르는 자원과 에너지 수입비용을 절감하는 출발점이 바로 재활용에 동참하는 일, 폐가전 무상 방문 수거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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