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1만여명 참가 흥행 저조
투표 시간 연장하며 진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8일 부산ㆍ울산ㆍ경남(PK) 지역 순회경선에서 74%의 지지율로 압승하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의 본선전을 정조준했다. 다만 호남 경선에서 9만명이 넘는 투표 참여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은 당 약세 지역인 PK에선 투표자가 1만여명에 그쳐 경선 열기를 이어가는 데 애를 먹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 해운대 벡스코 등 26개 투표소에서 열린 경선에서 7,561표(74.49%)를 획득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1,775표(17.49%), 박주선 국회부의장이 815표(8.03%)를 득표했다. 안 전 대표는 광주ㆍ전남과 전북 투표에서 내리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 부울경 경선에서도 압승하며 사실상 당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 득표를 포함해 지금까지 경선에서 6만7,292표를 얻어 65.5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경선 초반 승기를 굳힌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경선 합동연설회에서도 문 전 대표와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그는 “이 나라를 또다시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게 맡길 수 없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며 문 전 대표를 정면 겨냥했다. 그러면서 “단디 하겠습니다. 화끈하게 밀어주이소”라고 사투리를 구사하며 지역 민심을 파고들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승리를 확정지은 후 입장문을 통해 “호남에 이은 부울경의 지지는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대구와 수도권, 충청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저 안철수의 대선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손 전 대표 측은 연이은 경선 패배에 “유구무언이다. 참으로 답답하다. (다음 경선지인) 대구에서 뵙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고, 박 부의장은 “박주선의 뒷심을 기대해달라”고 경선 완주를 약속했다.
이날 국민의당 PK 경선은 26개 투표소에서 1만151명의 유효투표를 기록했다. 호남에 이어 PK에서 경선 흥행 2탄을 기대했던 국민의당은 오전에 저조한 성적을 보이자 투표 시간을 오후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늘리는 등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데 진땀을 뺐다. 국민의당은 투표가 평일에 치러진 데다 이 지역의 허약한 당 조직력과 10% 수준의 당 지지율을 감안하면 나름대로 선방했다는 분위기지만, 호남 경선 9만명에 한참 못 미쳐 경선 열기가 사그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부산=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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