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조타수의 옥중 편지
징역 2년 복역하다 암 진단 숨져
3년 전 참사 당시 세월호의 조타수였던 고(故) 오용석씨가 세월호 침몰 원인을 지적한 옥중 편지가 뒤늦게 주목을 받고 있다. 오씨는 편지에서 “세월호 2층 화물칸 일부가 천막으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편지는 오씨가 광주기독교연합 대표인 장헌권 목사에게 보낸 것이다. 오씨는 2015년 11월 대법원에서 수난구호법(조난선박 구조) 위반 등 혐의로 징역 2년형을 받고 복역하다 폐암 진단을 받고 가석방된 뒤 지난해 4월 숨졌다.
오씨는 2014년 11월 4일 장 목사에게 보낸 옥중 편지에서 직접 세월호 입면도를 그린 뒤 “세월호 선미 2층 화물칸(C데크) 하층부 외벽이 철제가 아닌 천막으로 설치돼 있어 세월호가 기울었을 때 상당한 물이 유입됐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편지 뒷면에 그린 입면도에서 천막으로 설치된 부분을 빨간색으로 강조하면서 “모든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배가 처음 기운 것도 기운 것이고, 물이 어디로 유입됐는지 상세히 조사할 부분이 있을 것 같아 그림으로 보낸다"고 전했다.
오씨는 또 “도면상에 뚫어져 있는지 모형을 제시했으니 검찰은 알고 있겠지요”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오씨의 주장은 검찰에서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검ㆍ경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침몰 사고의 주요 원인에 대해 ▦무리한 증톤 및 과적으로 인한 복원성 약화 ▦조타수의 조타미숙으로 인한 급변침 ▦화물 고박 불량 등으로 결론 지었다.
세월호가 뭍으로 나오면 본격적인 선체 조사가 시작되는 만큼 오씨의 옥중편지에 대한 진위 여부도 가려질 전망이다. 오씨가 지목한 부분이 실제 천막으로 돼 있다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재수사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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