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수도 베를린에 위치한 보데박물관에서 무게가 100㎏에 이르는 거대한 순금 동전이 도난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베를린의 보데 박물관에서 99.999% 순금으로 만들어진 400만달러(약 45억원) 가치의 동전이 사라진 시점은 27일(현지시간) 새벽 3시 30분쯤. 동전의 무게는 100㎏, 지름 53㎝에 두께 3㎝로 혼자 들기에 벅찬 크기이다.
‘빅 메이플 리프(커다란 단풍잎)’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동전이 감쪽같이 사라진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동전을 훔쳐간 도둑이 어떻게 경비 시스템을 뚫었는지, 크고 무거운 동전을 어떻게 무사히 운반해 가져갔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다만 경찰은 동전의 무게를 감안해 범인이 다수일 것이며, 근처 기찻길에서 발견된 사다리를 근거로 범인들이 창문을 깨고 들어와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빈프리트 벤첼 경찰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에 “지금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범인은 철도 옆에 있는 박물관 뒤쪽 창문을 깨고 들어간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빅 메이플 리프’는 2007년 캐나다의 형식상 국가 수장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독일 국빈방문을 기념해 캐나다왕립조폐국에서 주조한 동전이다. 동전 앞면에는 엘리자베스 2세의 얼굴을 새겼고, 뒷면에는 캐나다의 상징인 단풍잎이 나와 있다. 액면가는 100만캐나다달러지만, 24캐럿 순금으로 만들어졌기에 실제가치는 더 높게 평가됐다. 높은 순금 농도로 인해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
보데박물관의 ‘동전 보관소’ 컬렉션은 기원전 7세기부터 현재까지 제조된 화폐 총 54만점을 망라한 세계 최대 규모의 화폐 컬렉션 중 하나다. 독일 언론은 그 가운데 오로지 ‘빅 메이플 리프’만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빅 메이플 리프’는 2010년부터 전시장에 놓여 있었다. 벤첼 대변인은 “동전은 방탄유리로 보호돼 있었다”고 밝혔을 뿐 박물관의 보안 시스템이나 경비원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독일 일간지 디 벨트는 범인들이 동전 자체를 원하는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침입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동전을 녹여 순금으로 바꿀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구단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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