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관중석 모습./사진=KOVO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솔직히 아직까지는 농구가 팬층이 더 두터운 것 같아요.(웃음)"
한국배구연맹(KOVO)의 한 관계자는 27일 '프로배구 V리그 인기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말에 멋쩍게 웃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나 현장 분위기는 뜨거웠다. 이날 인천 계양체육관에선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이 남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을 벌였다. 월요일 오후 7시 경기였지만, 관중석에는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경기 1시간 전 관중석 입구 부근에서 만난 대학생 김은진(24)씨는 "학교 수업이 오후 늦게 예정돼 있었는데 결석하고 대한항공을 응원하러 왔다"며 웃었다. 계양체육관에 입장한 2,235명의 관중은 풀세트가 벌어진 2시간 38분간 목이 터져라 응원했다. 기자석에서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3-2 승리로 끝났다. 대한항공과 현대캐피탈의 챔피언결정전 승부는 1승1패 원점이 됐다.
인천은 올 시즌 배구 인기를 가장 크게 체감한 지역이다. 인천을 연고로 하는 남자부 대한항공과 여자부 흥국생명이 지난 7일 사상 처음 정규리그 동반 우승을 일궈냈기 때문이다. 나란히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한 대한항공과 흥국생명은 홈 경기에 많은 배구 팬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선 2,596명이 입장했다.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1차전 2,154명, 2차전 2,478명으로 상당히 많은 관중이 들어찼다. 지금 인천에는 '봄 배구' 꽃이 활짝 피었다.
프로배구의 인기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스폰서십 효과 분석과 시장 조사를 병행하는 업체 ㈜더폴스타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배구는 야구에 이어 2번째로 인기가 높은 종목으로 조사됐다. 프로배구는 남녀 프로농구 합산보다 중계횟수, 방송시간에서 뒤졌으나 시청자 수 합계에서 훨씬 많은 약 4,126만 명을 기록했다.
KOVO 관계자는 "배구라는 종목의 한계도 있고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인기 상승을 위해 노력한 측면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 시즌 리그 인기 상승을 이끈 요소로 '외국인 선수 트라이 아웃(공개선발)' 제도를 꼽았다. 그는 "트라이 아웃을 도입할 당시 우려가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며 "외국인 선수의 활약이라는 하나의 재미 요소가 감소했지만, 그로 인해 국내 선수가 활약하게 되거나 새로운 전술이 탄생하는 등 또 다른 묘미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선수가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게 인기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시즌보다 풀세트 접전 경기가 많았나'라는 질문에 대해선 "수치적으로 풀세트 경기가 증가했다고 하기엔 애매한 부분이 있다. 사실 비슷하다"며 "대신 지난 시즌 5위로 중하위권에 속했던 한국전력이 접전을 벌이며 상위권인 3위로 도약하는 등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었다"고 답했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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