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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드 보복 후폭풍? 끝내 취소된 한ㆍ중 클럽 배구 교류전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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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사드 보복 후폭풍? 끝내 취소된 한ㆍ중 클럽 배구 교류전 뒷이야기

입력
2017.03.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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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리그에 참가한 대표팀/사진=FIVB 홈페이지

[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한국 체육계 전반에 노골적이면서도 은밀한 중국의 이른바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자행되고 있다. 경제ㆍ관광ㆍ문화를 넘어 정치적 색깔이 배제돼야 할 스포츠로 확대하는 조짐이 예사롭지 않다.

최근에는 한국배구연맹(KOVO) 측에서 좋은 취지로 마련한 제2회 한중 배구 대회의 취소가 확정돼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KOVO 관계자는 한반도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의 반한 감정이 극에 달하며 잠정적 취소 상태에 놓여있던 대회 개최에 대해 "취소가 결정됐다"고 확인하며 "약 2주일 전쯤에 중국 측에서 공문으로 못 온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 대회는 지난해 7월 인천에서 처음 막을 올렸다. 활발한 동북아 스포츠 교류에 배구 종목도 뜻을 모으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다음달 22일부터 24일까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ㆍ중ㆍ일 남자 클럽 국제 배구대회는 올해 2회째 만에 일단 한 차례 무산이 된다. 일본 팀은 5월 자국에서 열리는 일왕컵에 집중하겠다는 이유로 일찌감치 참가 포기 의사를 전해옴에 따라 한국과 중국의 남자 리그 2위까지 모두 4개 팀이 출전하는 대회로 전환했는데 뜻하지 않는 정치적 악재로 이마저 취소가 된 것이다.

급작스러운 중국 측의 태도는 정황상 사드 보복과 관련이 돼 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관계자는 "공문에는 그런 내용이 쓰여 있진 않아 공식적으로는 뭐라고 말씀 드리기가 곤란하다"면서 "그렇게 추측을 할 뿐이지 공문 상으로는 중국 측의 사정이 생겨 그 때문에 못 간다고만 짤막하게 적혀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자세 변화는 동북아 배구 발전을 위해 만든 대회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지난해 한국 배구는 중국 배구와 교류를 재개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연맹 관계자는 "어떤 종목이든 동북아 스포츠는 교류가 있는데 배구는 항상 일본과만 했다. 중국으로 교류의 장을 넓혀보자는 뜻에서 우리가 먼저 제안을 했다. 작년에는 중국 측도 좋았다고 했다"며 "당초 정기 대회가 아니어서 정기 대회로 키우고 만들어보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됐다. 앞으로 논의를 더 해봐야 된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정치적 상황이) 풀려 가지고 또 같이 하자고 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통한 또 다른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측의 급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비공식적인 루트로 확인한 결과 중국 체육 총국 쪽에서 교류를 끊으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 배구 측의 총재급 인사가 풀 수 있으면 풀어보겠다고 나섰으나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KOVO 쪽으로 이유를 명시하지 않은 참가 불가 문서가 날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올해는 무산이 되지만 경색 국면이 해소되면 KOVO 측에서 야심 차게 목표로 하는 아시아 클럽간 대항전 또는 인터리그 형식으로 대회 규모를 키워 나갈 발판은 향후 얼마든지 마련될 전망이다. 그 근거로 이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오히려 중국 쪽에서 호응이 좋았다"며 "단순한 교류전 차원을 넘어 마케팅 측면에 주목했다. 방송중계 등의 큰 그림에서 중국은 한국이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내년에는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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